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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 하메네이 사망 소식...실제 이란 민심은 어떨까? SNS에 드러난 ‘기대’와 ‘불안’의 교차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6-03-01 10:11:41
  • 수정 2026-03-01 15: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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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차단과 허위정보…SNS 민심 읽기의 함정
  • 환호·생존 본능…두 갈래로 갈라진 온라인 반응
  • 민주화의 창인가 강경파 결집인가…‘하메네이 이후’ 변수들

환호하며 하메네이 동상을 파괴하는 이란 시민들 =  X 캡쳐

“환호도, 공포도, 의심도”…폭격·‘하메네이 사망’ 소식에 갈라진 이란 SNS 민심

미국·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보도가 겹치면서, 이란의 온라인 여론은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갈래로 쪼개졌다. 다만 현지 분위기를 하나의 “민주화 낙관론”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국가적 충격(폭격)과 권력 공백(지도자 제거)이 동시에 발생한 탓에, 상당수 반응은 “기회”와 “혼돈” 사이에서 요동쳤다. 게다가 이란 당국이 인터넷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현지에서 올라오는 게시물 자체가 제한되고 검증도 더 어려워졌다.


“인터넷이 꺼졌다”…SNS는 ‘현장 여론’이면서 ‘정보전’이 됐다

2월 28일(현지) 공습 이후 이란의 인터넷 연결이 정상 대비 극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연결 자체가 막히면 시민들은 텔레그램(메신저)·인스타그램·X(옛 트위터) 같은 채널에 접근하기 어렵고, 외부로 전달되는 영상·증언도 특정 경로에 과잉 의존하게 된다. 그 결과 “실제 현지 여론”과 “해외 이란인·정치계정의 증폭”이 섞여 버리는 구조가 된다.

특히 X에서는 공습 국면에서 오보·재탕 영상·조작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즉, SNS 반응을 취재할수록 ‘진짜 목소리’와 ‘전쟁 중 선전/허위정보’가 동시에 밀려드는 상황이다.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하메네이 정권이 무너진 것을 기뻐하고 있는 이란 시민들 = X 캡쳐

“창문에서 환호” “차 경적”…‘해방감’ 표현한 게시물들

가장 강하게 확산된 장면은 “밤에 창문을 열고 박수·환호가 울린다”는 류의 영상과 글이었다. 일부 해외 매체들은 텔레그램에 퍼진 영상들을 근거로, 하메네이 사망 보도가 돌자 음악을 틀고 환호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부류의 반응은 대체로 “정권의 상징이 사라지면 변화가 온다”는 기대와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달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 맥락에서 ‘반(反)하메네이’ 구호가 등장해 왔다는 보도들도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정권은 싫지만 폭격도 싫다”…민주화보다 ‘생존·안전’이 먼저

현실적인 축은 “정권에 대한 반감”과 “외부 폭격에 대한 공포/분노”가 함께 존재하는 반응이다. “하메네이는 싫지만, 우리 도시가 폭격받는 건 다른 문제”라는 식이다. 이런 정서는 “민주화의 기회”라기보다 “내전·치안 붕괴·보복 학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걱정하는 쪽으로 기운다. 인터넷 차단 상황에서 “정부가 마지막에 시민을 더 탄압할 수 있다”는 경고성 글이 퍼지는 것도 이 불안을 보여준다.

요컨대, ‘정권교체=민주화’가 아니라 ‘정권 붕괴=국가 붕괴’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강한 층이 분명히 존재한다.


폭격 당한 초등학교 = X 캡쳐 

친정권·보수층의 결집…“순교” “보복” “단결” 프레임

친정권 성향 계정과 국가주의 정서에서는 “지도자 희생”을 ‘순교’ 또는 ‘국가 수호’로 해석하며 결집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확산된다. 전쟁 국면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처럼, 외부 공격은 내부 억압체제를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강경파를 강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여기에 겹친다. 이 지점이 “이번이 민주화 기회냐”는 질문에 쉽게 답하기 어려운 이유다.


‘민주화의 기회’인가…결론은 “기회가 될 수도, 봉쇄될 수도”

현재 SNS 반응만 놓고 보면, “기회”를 말하는 목소리는 분명 커졌다. 하지만 그 기회는 확인되지 않은 사망 정보, 인터넷 차단, 허위정보 범람, 전쟁 공포에 따른 보수층 결집이라는 네 겹의 장벽 위에 떠 있다.

결국 관건은 두 가지다. 첫째, 하메네이 사망 이후 권력 승계(또는 권력 공백)가 실제로 어떻게 정리되는가. 둘째, 인터넷·통신 통제와 치안 기구의 움직임이 시민들의 집단행동을 “열어주느냐, 더 잠그느냐”다. 지금의 이란 SNS는 민주화의 출발선이라기보다, 환호·공포·의심이 동시에 폭주하는 ‘전환기의 소용돌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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