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걱정보다 쓸데없다는 오타니 걱정’…연습경기 침묵 끝, 대만전 만루포로 일본 압승 견인
일본 야구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에서 대만을 13대0으로 완파했다. 콜드게임으로 끝난 경기였지만, 승부를 실질적으로 갈라놓은 이름은 역시 오타니 쇼헤이였다. 일본은 디펜딩 챔피언답게 압도적인 화력을 보여줬고, 오타니는 첫 경기부터 가장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연습경기 무안타가 만든 잠깐의 불안
이번 대만전을 더 흥미롭게 만든 것은 경기 전까지 오타니를 둘러싼 미묘한 우려였다. 일본은 WBC 직전 오릭스 버펄로스와 한신 타이거스를 상대로 공식 평가전을 치렀는데, 오타니는 오릭스전 3타수 무안타, 한신전 2타수 무안타로 두 경기 연속 침묵했다. 대회 직전 5타수 무안타라는 숫자가 남으면서, 일본 안팎에서는 “오타니의 타격감이 아직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왔다.
그래서 이번 대만전은 단순한 조별리그 1차전이 아니라, 오타니의 방망이가 본선에서 곧바로 살아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대회가 시작되자 오타니를 둘러싼 불안은 또 한 번 가장 쓸데없는 걱정으로 바뀌었다.

첫 타석 2루타, 두 번째 타석 만루포…오타니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오타니는 1회 첫 타석부터 초구를 받아쳐 2루타를 만들며 경기의 문을 열었다. 이어 2회 일본 타선이 폭발하는 흐름 속에서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고, 이 한 방으로 도쿄돔의 분위기는 사실상 승부가 끝난 쪽으로 기울었다. AP는 오타니가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도 홈런쇼를 펼친 뒤 본 경기에서 다시 만루포를 터뜨렸다고 전했고, 로이터 역시 이 홈런이 일본의 대승에 불을 붙인 결정적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경기 기록도 압도적이었다. 오타니는 대만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치며 5타점을 쓸어 담았고, 일본은 2회 대거 득점에 성공하며 초반에 승부를 갈랐다. ESPN 기록상 일본은 이날 13안타 13득점을 올렸고, 대만은 단 1안타에 묶였다. 오타니 개인의 활약이 팀 전체의 화력과 맞물리면서 경기는 일찌감치 일방적으로 흘렀다.
‘걱정은 짧았고, 폭발은 빨랐다’는 오타니식 해답
오타니를 둘러싼 우려가 허무하게 무너진 이유는 그가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늘 답을 내놓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평가전 두 경기 무안타는 분명 숫자로 남았지만, 본선 첫 경기에서 그는 첫 타석 2루타와 두 번째 타석 만루홈런으로 그 숫자의 의미를 지워버렸다. 타격감 논란이 길게 이어질 틈조차 주지 않은 셈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오타니는 투수 대신 지명타자로만 출전하고 있다. 로이터는 그가 부상 회복 과정 때문에 타자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는데, 그럼에도 일본 타선 전체를 끌어올리는 파괴력은 여전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오타니가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도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만으로 경기 구도가 달라지는 셈이다.

대만전 완승, 그리고 다시 확인된 ‘오타니 효과’
이번 대만전은 일본의 단순한 1승 이상으로 읽힌다. 일본은 WBC 2연패를 노리는 팀이고, 첫 경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대회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그 출발점에 오타니의 방망이가 있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경기 전 잠깐 제기됐던 우려는 본선 첫날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반전됐다.
결국 이번 경기는 제목 그대로 정리된다. 연습경기 무안타로 오타니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잠시 나왔지만, 본선이 시작되자 오타니는 가장 오타니다운 방식으로 응답했다. ‘연예인 걱정보다 쓸데없다는 오타니 걱정’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대만전 단 두 타석 만에 다시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