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제공
엡스타인 추가 문건 후폭풍…트럼프·이란전쟁 연결 의혹 확산, 그러나 입증된 정황은 없다
미 법무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추가 문건을 공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미확인 성폭력 주장이 다시 정치권과 온라인 공간을 흔들고 있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이 이 논란을 덮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확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와 보도를 종합하면, 문건 속 주장은 검증되지 않았고, 전쟁 개시를 엡스타인 문건과 직접 연결하는 입증된 증거도 확인되지 않는다.
새로 공개된 것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2019년 FBI 면담 요약
이번에 공개된 자료의 핵심은 2019년 FBI가 한 익명 여성을 네 차례 면담한 기록 요약본이다. 이 여성은 자신이 10대 초반이던 시절 엡스타인에게 성폭력을 당했고, 트럼프에게도 성적 가해를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를 “신뢰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부인했고, 미 법무부 역시 공개 문건 일부에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사실이 아니거나 선정적인 주장”이 포함돼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이 주장들의 정확성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 폭격 장면 = X 캡쳐
정치권과 온라인에서는 ‘시선 돌리기’ 의심이 빠르게 번졌다
의혹이 커진 이유는 문건 공개와 이란전쟁이 거의 맞물려 정치 의제를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알자지라는 전쟁 발발 이후 엡스타인 파일에 대한 관심이 급감했다고 전했고,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지구 반대편 나라를 폭격한다고 엡스타인 파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보스턴글로브도 트럼프 비판자들 사이에서 이번 군사행동이 엡스타인 파일 재조명을 흐리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현재 미국 정치권의 논점은 ‘문건 내용 자체’와 함께 ‘전쟁이 정치적 소음 제거 수단으로 쓰였는가’로 번진 상태다.
그러나 타임라인만 놓고 보면 ‘즉흥적 덮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의심과 별개로, 공개된 일정은 단순한 음모론적 연결을 경계하게 만든다. 로이터는 미군이 이미 2월 중순부터 이란을 상대로 수주간 이어질 수 있는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3월 5일 법무부의 추가 엡스타인 문건 공개보다 앞선 시점이다. 다시 말해 군사행동 준비 자체가 이미 진행 중이었던 만큼, 이번 전쟁이 오로지 문건 공개를 덮기 위해 갑자기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까지 부족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제공
트럼프의 설명도 흔들리고, 그래서 의심은 더 커진다
그렇다고 백악관 설명이 의혹을 완전히 잠재우는 것도 아니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이란 공격의 목표를 미사일 능력 제거, 핵무장 차단, 정권 구조 변화 가능성 시사 등으로 계속 바꿔 설명했다고 전했다. 6일에는 “무조건적 항복”까지 요구하며 전쟁 목표를 더 넓혔다. 전쟁의 명분과 종결 시점이 흔들릴수록,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다만 그것이 곧바로 엡스타인 문건과의 직접 인과관계를 뜻하지는 않는다.
현재까지 확인 가능한 결론은 하나다
지금까지 확인 가능한 사실은 세 가지다. 첫째, 미 법무부가 트럼프 관련 미확인 주장이 담긴 엡스타인 추가 문건을 공개했다. 둘째, 이에 맞물려 온라인과 정치권에서 “이란전쟁이 시선 돌리기용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했다. 셋째, 그러나 공개된 자료 어디에도 전쟁이 그 문건을 덮기 위해 개시됐다는 직접 증거는 없다. 저널리즘의 기준에서 보면, 현재 단계에서 가능한 표현은 ‘의심이 커지고 있다’까지다. 그 이상, 즉 ‘그게 진짜 원인이다’라고 쓰려면 아직 훨씬 더 단단한 증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