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한이 ‘메인세대’라는 렌즈를 붙잡은 출발점은 거창한 통계가 아니라, 어느 날 점심자리에서 들은 한 문장이었다. “요즘 중등시장이 폭망”이라는 교육업체 대표의 하소연.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냥 인구가 줄어서 그렇다.” 이 한마디가 저자를 ‘시장’의 중심을 다시 확인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인구 감소를 ‘반감기’에 비유한다. 수능 응시 인원이 60만 명 아래로 내려왔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고, 2025년에 약 49만 명 수준이었다는 체감치를 꺼내 든다. 이어 “2025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2044학년도 수능을 본다면 25만 명 정도”라는 가정까지 덧붙이며, 불과 20~30년 사이 시장의 모수가 절반씩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70년대생이 입시를 치를 때는 한 학년 80만~100만”이던 시절과의 대비는, 한국 시장이 어디로 향하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결론은 빠르다. 앞으로 한국에서 ‘규모’가 남는 시장은 40~60대, 더 좁히면 40~50대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저자는 이 세대를 ‘영 시니어’ ‘신중년’ 같은 완곡어로 부르기보다, 정책·소비·조직 의사결정의 중심축이라는 의미에서 ‘메인세대’로 재명명한다. 실제로 『요즘 메인세대』는 대한민국 40~60대의 특성과 취향, 경제적 영향력을 ‘비즈니스 전략’의 언어로 풀어내며, 트렌드의 승인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묻는다.

책은 메인세대를 네 개의 키워드로 설명한다. 지배력(Mastery), 적응력(Adaptive), 내면화(Inward), 유목성(Nomadic). 저자는 이 네 단어의 앞글자를 따면 우연히도 MAIN이 된다고 말하며, 4060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메인세대의 지배력은 ‘숫자’와 ‘자리’에서 동시에 나온다. 인구 비중이 크고, 자산이 집중되어 있으며, 조직 안에서는 살아남은 사람일수록 의사결정권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트렌드는 ‘만드는 층’과 ‘키우는 층’이 다를 수 있고, 메인세대가 움직이지 않으면 시장의 생명도 짧아진다고 본다. 책 역시 4060의 영향력을 단순한 세대 담론이 아니라 “미래 비즈니스 기획 및 전략 수립”의 핵심 변수로 제시한다.
이시한이 강조하는 메인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학습 탄력’이다. 컴퓨터 보급, 인터넷, 모바일, 그리고 AI로 이어지는 기술 변화를 생활로 통과해온 경험이 축적되어 있어 “새로운 것이 나오면 좌절하기보다 어떻게 배울까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은퇴를 앞두고도 “AI를 공부해야겠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꺼내는 장면을 사례로 들며, 이들이 여전히 ‘다음 직업’과 ‘다음 기회’를 설계하는 세대라고 말한다.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4060을 ‘큰 손’으로만 보지 않고, 소비의 동기가 어디로 바뀌는지를 따라간다는 점이다. 일정 수준의 경제력과 시간 여유를 확보한 뒤, 뒤늦게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취미를 확장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피규어·만화책 수집, 강연·도서관 프로그램 같은 지적 활동은 ‘내면의 허기’를 채우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결국 이들의 소비는 과시보다 만족, 유행보다 지속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메인세대는 굴곡의 시대를 통과했다. 취업기에 외환위기, 자리 잡을 때 금융위기, 의사결정권자가 되려는 순간 팬데믹. 반대로 88올림픽, 민주화, 2002 월드컵, K-문화의 부상 같은 상승의 이벤트도 함께 겪었다. 저자는 이 경험이 ‘변화에 익숙한 세대’를 만들었고, 그래서 이들은 낯선 변화 앞에서 쉽게 무너지기보다 유연하게 방향을 바꾸는 유목성을 갖게 됐다고 본다.

『요즘 메인세대』는 1부에서 MAIN 네 키워드로 세대를 정의하고, 2부에서 메인세대가 만들어낸 사회적 변모를 분석한다. 3부는 메인세대가 돈을 쓰는 포인트, 즉 비즈니스 포인트로 연결되는 지점을 다루고, 4부는 메인세대에게 필요한 경제적 스킬을 점검하는 실용 파트로 이어진다. ‘이해’와 ‘적용’이 한 권 안에서 연결되도록 설계된 구성이다.
이 책의 문제의식이 ‘현장형’이라는 점은 추천사에서도 드러난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대표 저자 김난도는 향후 어떤 트렌드가 주목받고 어떤 비즈니스가 부상할지 궁금한 독자에게 길잡이가 될 책이라고 평가했다. 트렌드를 “관찰”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전략”으로 옮겨야 하는 기획자·마케터·사업자에게, 메인세대를 ‘진짜 고객’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안내서라는 뜻이다.
도서명: 요즘 메인세대
저자: 이시한
출판: 알에이치코리아(R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