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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확산에 국제유가 장중 110달러 돌파…한국 증시·환율 ‘비상’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6-03-09 09:31:28
  • 수정 2026-03-09 09: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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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지고,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번지고 있다.




브렌트유·WTI, 2022년 이후 최고치 경신

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배럴당 111.04달러까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11.24달러까지 치솟았다. 두 유종 모두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27%, WTI는 35.6% 급등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20%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유조선 운임 사상 최고

이번 유가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공급 차질 우려다.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운항이 거의 멈추다시피 하면서 시장 불안이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중동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초대형 유조선 운임은 사상 최고치로 뛰었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운임도 40% 넘게 상승했다. 한국 해양당국도 자국 선사들에 중동 해역 운항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원유 생산량 70% 급감…사우디 우회 수출도 역부족

실제 생산 차질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기존 하루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 수준으로 70% 급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경로를 통한 우회 수출 확대에 나섰으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빠진 물량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란 강경파 체제 공고화…장기전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급등

정치·군사 변수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 모지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강경파 체제가 유지되면서 전쟁이 단기 충돌로 마무리되기보다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유가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3월 9일 오전 9시 기준 환율 (출처: 다음 환율, 하나은행 제공)

뉴욕 선물 하락·코스피 12% 폭락…원화 17년 만의 최저

뉴욕증시 선물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S&P500 선물은 1.6%, 나스닥 선물은 1.7% 하락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아시아 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로이터는 한국 코스피가 이번 중동 충격 속에서 3월 4일 한때 12% 급락하며 사상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원화 가치도 3월 9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달러 당1491원으로  1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시장에서는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중심 경제인 한국이 이번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해운·철강·반도체까지…한국 산업계 전방위 부담

한국 경제가 받는 부담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원유와 LNG 수입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철강·반도체 등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업종 전반에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항공업계는 유류비 상승, 해운업계는 운임과 보험료 급등, 제조업은 원가 압박이라는 삼중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 재고평가이익 기대감이 생길 수 있으나, 유가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면 수요 둔화와 정제마진 악화라는 역풍도 배제할 수 없다.


골드만삭스 "120달러 돌파 가능"…글로벌 인플레 재점화 경고

문제는 유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배럴당 120달러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가가 장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글로벌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며, 소비와 기업 투자까지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름값·항공권·전기료·환율까지…한국 경제 복합 충격 본격화

이번 중동 위기는 단순한 지정학 리스크가 아니라 한국 가계의 기름값, 항공권 가격, 전기료와 물가, 주가와 환율을 한꺼번에 흔드는 복합 충격으로 번지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군사 충돌의 확산 여부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운항 재개 시점, 중동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혹은 우회 수출 능력에 집중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한국 경제가 체감할 충격의 폭도 그만큼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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