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그룹, 상반기 신입 공채 다시 키웠다…‘취업 한파’ 속 30% 확대한 이유
CJ그룹이 2026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들어갔다. 지원서는 3월 18일부터 4월 1일 오후 5시까지 CJ그룹 채용 홈페이지에서 접수하며, 서류와 테스트 전형을 거쳐 선발된 합격자는 7월 초 입사해 입문 교육을 받는다. 이번 공채는 단순한 정기 채용 일정 공지가 아니라, 대기업 채용 시장이 수시채용과 선별채용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CJ가 다시 한 번 “공채를 유지하고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읽힌다.
참여 계열사만 봐도 CJ가 올해 어디에 힘을 싣는지 보인다
이번 상반기 공채에 참여하는 계열사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BIO사업부문,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CJ올리브네트웍스다. 식품과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물류, 뷰티, AI·클라우드까지 그룹 핵심 사업축이 골고루 포함됐다. 숫자로는 5개 계열사지만, 내용으로 보면 CJ가 지금 키우는 성장축 대부분이 이번 공채 안에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 공채가 단순 충원보다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에 필요한 인재를 미리 확보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0% 확대’는 의외가 아니라, 이미 예고됐던 수순이다
이번 채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모집 규모를 전년 대비 30% 늘렸다는 점이다. CJ는 그 배경으로 이재현 회장의 ‘인재제일’ 경영 철학과 미래 혁신을 이끌 최고 인재 선제 확보를 제시했다. 실제로 CJ는 지난 2월 향후 3년간 1만3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그룹 신입 공채 목표도 전년보다 2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상반기 30% 확대는 그 선언이 실제 채용 숫자로 옮겨지기 시작한 첫 장면에 가깝다.

채용 절차는 전통적 공채 틀을 유지하되, 평가 방식은 더 정교해졌다
전형은 4월 초 AI역량검사를 시작으로 4월 TEST 전형, 5월 1차 면접, 6월 2차 면접 순으로 이어진다. 다만 계열사와 직무에 따라 일정과 단계는 일부 달라질 수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채용 전형 전반에 고도화된 AI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CJ는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 분석 자료를 평가자에게 제공해 능력 중심 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익숙한 공채 형식이지만, 실제 내부 심사 방식은 전통적 ‘스펙형 채용’보다 한층 데이터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직무별로 보면 ‘범용 인재’보다 ‘즉시 전력형’에 가깝다
계열사별 모집 직무도 뚜렷하다. CJ제일제당은 식품·BIO 부문의 R&D와 세일즈·마케팅, CJ ENM은 예능·음악 제작 PD 및 일반 직무, CJ대한통운은 물류 SCM, CJ올리브네트웍스는 AI·클라우드 등 IT 직무를 중심으로 뽑는다. 여기에 CJ ENM의 ‘크리에이터 조기 선발(Be the First)’, CJ제일제당의 ‘공모전 전형(퓨처 마케팅 리그)’처럼 실무 역량 검증형 전형도 병행된다. 결국 이번 공채는 과거식 대규모 범용 신입 선발이라기보다, 공개채용의 외형 안에 직무 맞춤형 선발을 깊게 심어 놓은 구조에 가깝다.
CJ가 내세운 올해 키워드는 ‘하고잡이’다
CJ는 이번 공채의 핵심 인재상으로 ‘하고잡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회사는 이를 “선언에 그치지 않고 결과로 증명해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 표현은 단순한 채용 슬로건이 아니라, 최근 젊은 리더 발탁과 성과주의 강화 흐름과도 연결된다. 나이와 연차보다 실행력과 결과를 보겠다는 메시지를 채용 단계부터 명확하게 박아 넣은 셈이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왜 CJ인가’를 묻는 회사가 아니라, ‘입사 후 무엇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더 강하게 보겠다는 신호로 읽을 필요가 있다.

설명회와 채용 홍보도 달라졌다…현직자, 게임형 설명회, AI 아나운서까지
CJ는 채용 브랜딩 방식도 바꾸고 있다. CJ제일제당, CJ올리브영, CJ ENM 등 주요 계열사는 마케팅, MD, PD 등 주요 직무 현직자가 직접 참여하는 설명회를 연다. CJ대한통운은 앞서 ‘경찰과 도둑’ 게임 콘셉트의 이색 설명회를 운영했고, 공식 유튜브 채널 ‘CJ Careers’에서는 AI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채용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공고를 띄우는 수준을 넘어, 지원자에게 회사와 직무, 조직문화를 미리 체험시키는 방식으로 채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왜 지금 공채 확대가 더 크게 보이나
이번 CJ 공채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바깥 시장 분위기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조사에서는 매출액 500대 기업의 63.5%가 수시채용을 활용했고, 공개채용만 진행한다는 기업은 36.5%에 그쳤다. 또 뉴시스가 전한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 채용을 진행한 대기업 가운데 57.9%가 수시채용으로 인원을 선발했다. 즉, 채용 시장의 큰 흐름은 여전히 “필요한 사람을 필요한 때 뽑는 방식”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런 판에서 CJ가 공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상반기 모집 규모까지 30% 키운 것은, 분명히 역주행에 가까운 선택이다.
그렇다고 옛날식 공채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CJ 공채를 두고 ‘대기업 공채 시대의 완전한 복귀’로 해석하는 것은 이르다. 오히려 더 정확한 표현은 “공채의 외형을 유지한 하이브리드 채용”이다. 공개채용이라는 문을 열어 두되, 실제 선발은 AI 기반 평가, 직무 중심 전형, 실무 검증형 특별 트랙을 통해 훨씬 촘촘하게 이뤄진다. 다시 말해 지원 기회는 넓히되 선발 기준은 더 세분화하는 방식이다. 취업 시장 전체가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옮겨가는 동안, CJ는 공채의 상징성과 직무 선발의 효율성을 동시에 붙잡으려는 쪽을 택한 셈이다. 이는 앞으로 다른 대기업들이 참고할 가능성이 높은 모델이기도 하다.
CJ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결국 이번 상반기 공채는 두 가지를 동시에 말한다. 하나는 CJ가 K푸드, K뷰티, K콘텐츠, 물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인재 확보를 그룹 차원의 성장 전략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불확실한 경제와 보수적인 채용 환경 속에서도, 필요한 인재라면 지금 선제적으로 뽑겠다는 의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1957년 국내 최초 공채 도입 이후 70년 동안 이어온 전통을 올해도 유지하겠다는 선언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다만 그 공채의 내용은 이미 과거와 다르다. CJ의 2026년 상반기 공채는 ‘많이 뽑는 옛 방식’이 아니라, ‘열어 두고 정밀하게 가려 뽑는 새 방식’으로 진화한 공채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