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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총, 역대 최대 실적에도 “좋은 회사지만 나쁜 주식”.. 최수연은 AI 승부수
  • 전소연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6-03-24 08: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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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에이전트 전면 도입, 네이버의 올해 승부수
  •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총장 달군 주가와 배당 불만
  • 주주환원 강화 예고…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가능성

최수연 대표 = 네이버 제공

네이버, 주총서 ‘전 서비스 AI 에이전트’ 선언…주주들은 주가와 환원책에 더 민감했다

네이버가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그린팩토리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올해 전 서비스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다만 주총장의 공기는 기대만큼 낙관적이지 않았다. 회사가 AI 중심 성장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주주들은 주가 부진과 배당, 자사주 소각 등 보다 직접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날 선 질문을 쏟아냈다.


5개 안건 모두 통과…김희철 CFO, 10년 만에 이사회 합류

이날 주총에서는 제27기 재무제표 승인, 상법 개정에 따른 정관 일부 변경, 김희철 CFO의 사내이사 선임, 김이배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특히 김희철 CFO의 사내이사 선임은 네이버 CFO가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주총 이후 네이버 기업지배구조 공시에도 김 CFO와 김이배 이사의 선임 사실이 반영됐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사 이동이라기보다, AI 투자와 글로벌 확장, 신사업 검토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서 재무 의사결정의 무게를 한층 높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AI를 앞세운 사업 확장과 함께 투자 판단의 정교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사회 차원에서도 그 축을 재무 쪽으로 더 당겨온 모습이다.


김희철 CFO = 네이버 제공

“검색에서 구매까지”…네이버가 꺼낸 AI의 다음 단계

최수연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지난해 AI와 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이를 서비스 전반의 실질적 수익화와 행동 전환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 전략 아래 연내 모든 서비스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쇼핑 에이전트 적용 범위를 쇼핑 전반으로 넓히는 한편 검색, 금융, 건강 등으로 버티컬 에이전트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제시한 그림은 단순한 답변형 AI가 아니다. 검색에서 탐색, 선택, 예약, 구매, 방문까지 이어지는 흐름 전체를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완성하는 구조다. 연내 선보이겠다고 밝힌 ‘건강 에이전트’ 역시 정보 탐색을 실제 서비스 선택으로 연결하는 모델로 소개됐다. 공공·금융·방산 등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소버린 AI를 앞세운 엔터프라이즈 사업 확대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총장에선 “좋은 회사지만 나쁜 주식”

문제는 실적과 주가의 괴리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2조350억원, 영업이익 2조208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결산 배당도 주당 1130원에서 2630원으로 늘었고, 배당 총액도 약 3936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럼에도 주총 현장에서는 “좋은 회사지만 주식은 나쁘다”는 식의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배경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6월 고점 29만8000원 이후 이달 9일 20만7000원까지 30.5% 하락했다. AI 기대가 시장 전반을 끌어올리는 흐름 속에서도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인식이 주총장 전반을 지배했다. 실적은 좋아졌지만, 주주가 체감하는 성과는 주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주총 = 네이버 제공배당 늘렸지만 부족했다…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시사

주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대목은 주주환원이었다. 일부 주주는 주당 2630원의 배당이 여전히 낮다며 배당 상향과 이사 보수 한도 동결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이사 보수 한도는 기존 8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돼, 주주환원보다 경영진 보상이 앞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미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직전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25~35%를 현금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한 상태다. 이번 주총은 그 첫 이행을 확정한 자리였지만, 시장은 ‘계획’보다 ‘속도와 체감’을 더 강하게 요구한 셈이다.


두나무 결합 의지 재확인…금융 확장도 계속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 추진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김희철 CFO는 정부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당초 계획한 방향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제도 변화에 따라 일부 조정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방향성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는 네이버가 AI뿐 아니라 금융 플랫폼 확장도 중장기 성장축으로 놓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쇼핑, 검색, 금융, 건강을 하나의 생활형 플랫폼 흐름으로 엮고, 그 위에 AI를 얹어 수익화를 강화하려는 전략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금융 규제와 기업결합 승인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주총이 남긴 한 문장…이제는 ‘AI 선언’보다 ‘주가 설득력’

이번 네이버 주총은 겉으로는 AI 전략 발표의 장이었지만, 실제로는 주주와 회사가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 회사는 AI 에이전트, 버티컬 확장, 생산성 2배, 풀 루프 플랫폼을 말했고, 주주는 주가와 배당, 자사주 소각을 물었다. 네이버가 제시한 성장 서사가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시장은 이제 청사진 자체보다 그 전략이 언제, 어떤 숫자로 기업가치에 반영될지를 묻고 있다.

한마디로 어제의 주총은 네이버가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다시 선언한 날이자, 동시에 주주들이 “성장은 알겠는데 왜 주가는 움직이지 않느냐”고 되물은 날이었다. 네이버가 다음 분기와 다음 반기 실적으로 답해야 할 질문도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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