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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5월 1일, 모두 다 쉴 수 있나…‘반쪽 노동절’ 끝낼 첫 문턱 넘었다
5월 1일이 정말 모두의 휴일이 될 수 있을까. 노동절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이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오랫동안 “쉬는 날 같지만 모두가 쉬지는 못했던” 5월 1일의 성격이 바뀔 수 있는 분기점이 찾아왔다. 다만 아직 행안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절차가 남아 있어 “올해부터 모두가 쉰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로서는 ‘반쪽 노동절’을 끝내기 위한 가장 큰 고비를 넘은 상태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노동절의 뿌리는 19세기 말 세계 노동운동에 닿아 있다. 1886년 미국에서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한 총파업과 유혈 탄압이 이어졌고, 이를 계기로 1889년 제2인터내셔널이 5월 1일을 국제적 노동기념일로 결정했다. 이후 1890년 5월 1일 첫 메이데이 대회가 열리며 노동절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 인간다운 노동, 연대의 권리를 확인하는 날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23년 5월 1일 조선노동연맹회 주도로 첫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린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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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5월 1일은 오랫동안 이름도, 날짜도, 적용 대상도 온전하지 못했다. 광복 이후 5월 1일 노동절로 기념되다가 1958년에는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로 날짜가 옮겨졌고, 1963년에는 법 제정과 함께 명칭도 ‘근로자의 날’로 바뀌었다. 이후 1994년부터 날짜는 다시 5월 1일로 돌아왔지만 이름은 그대로 남았다. 2025년 11월 법 전부개정으로 비로소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바뀌며 62년 만에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고용노동부도 이를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노동절로의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름을 되찾았어도 제도는 여전히 과거 틀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현행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은 5월 1일을 노동절로 하고 이를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로 정하고 있다. 즉 민간 사업장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는 유급휴일이지만, 「공휴일에 관한 법률」상 법정공휴일은 아니다. 이 때문에 공무원과 교원, 상당수 관공서 종사자는 쉬지 못했고, 플랫폼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등 법적으로 전형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 이들 역시 노동절의 휴식권에서 비켜서 있었다. 바로 이 지점 때문에 5월 1일은 해마다 “누군가는 쉬고, 누군가는 출근하는” 반쪽 휴일로 남아 있었다.
실제로 이 모순은 이미 헌법재판소 판단까지 거친 사안이다. 헌재는 2022년 근로자의 날을 관공서 공휴일에 포함시키지 않은 규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특별한 근로관계에 있다는 이유였다. 법적으로는 합헌이었지만, 사회적으로는 “공무원도 노동자인데 왜 5월 1일만 예외인가”라는 문제제기가 계속됐고, 지자체별로 특별휴가를 주는 곳과 아닌 곳이 갈리면서 형평성 논란도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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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국회에서 처리된 개정안의 핵심은 단순한 상징 조정이 아니다. 「공휴일에 관한 법률」에 5월 1일 노동절을 넣어, 노동절을 유급휴일이자 법정공휴일로 재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입법 제안 이유에도 현행 제도가 일부 민간기업에만 적용되고 공무원을 포함한 관공서는 적용하지 않아 노동절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적시돼 있다. 지난해 10월 발의된 개정안 역시, 이름을 노동절로 바꾼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플랫폼노동자, 특고, 프리랜서, 공무원, 교원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법정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4일 행안위 법안심사1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이런 문제의식이 제도 개편 단계로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노동절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해 특수고용 노동자와 플랫폼 종사자 등도 이날 쉴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처리됐다. 여당 간사는 “아직 본회의 등이 남았지만 올해부터 노동절에 모든 일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쉴 수 있게 되는 데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상징은 이미 바뀌었고 이제는 실제 휴식권을 어디까지 보장할지가 국회 최종 판단만 남은 셈이다.
답은 아직 “가능성은 커졌지만 확정은 아니다”에 가깝다. 법안이 남은 절차를 신속히 통과하면 올해 5월 1일부터 적용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입법 일정이 지연되면 2026년 노동절도 여전히 기존 체계 아래 치러질 수 있다. 결국 지금의 질문은 단순히 하루 더 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5월 1일을 여전히 ‘근로기준법상 일부의 유급휴일’로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메이데이의 본래 뜻에 맞게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사회적 공휴일로 바꿀 것인지의 선택이다. 오늘 국회 소위 통과는 그 선택이 더 이상 상징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제도 개편의 문턱에 올라섰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