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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AI를 도입할까 말까의 시대는 끝났다 : 윌북 『AI 최전선』, 불안을 넘어 ‘AI 퍼스트’로 건너가는 법
  • 차지원 스포츠 전문기자
  • 등록 2026-03-25 19: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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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는 이제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운영체제가 되고 있다
  • 기존 질서가 흔들리는 시대일수록 먼저 읽고 먼저 적용하는 쪽이 앞서간다
  • 『AI 최전선』은 불안을 자극하는 책이 아니라 변화를 설계하게 만드는 책이다


AI를 도입할까 말까의 시대는 끝났다 : 윌북 『AI 최전선』, 불안을 넘어 ‘AI 퍼스트’로 건너가는 법

AI 책이 쏟아진다. 대개는 기능을 설명하거나, 놀라운 사례를 늘어놓거나, 막연한 불안을 자극한다. 그런데 윌북에서 나온 『AI 최전선』은 조금 다른 자리에 선다. 이 책은 AI를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제 기업과 개인은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고민할 단계가 아니라, 모든 판단의 맨 앞에 AI를 놓는 “AI 퍼스트”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한국어판 제목은 『AI 최전선』이고, 원제는 『AI First: The Playbook for a Future-Proof Business and Brand』다.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 건져 올린 긴장감

이 책의 저자는 애덤 브로트먼과 앤디 색이다. 브로트먼은 스타벅스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던 인물이고, 색은 테크 업계와 투자 현장을 오래 경험한 실무형 인사다. 두 저자는 책에서 AI를 관찰 대상이 아니라, 이미 조직의 구조와 경쟁 방식을 흔들고 있는 현실로 다룬다. 그래서 이 책에는 책상 위 이론보다 현장의 긴장감이 더 많이 배어 있다. 빌 게이츠, 리드 호프먼, 샘 올트먼, 이선 몰릭 같은 이름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 책이 흥미로운 건 AI를 멀리서 해설하지 않고, 변화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압박감 있게 서술한다는 데 있다.


“AI가 일의 95%를 대체할 것”이라는 문장에서 시작되는 책

책의 출발점은 꽤 강렬하다. 샘 올트먼의 문제 제기다. 책은 “AI가 일의 95%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 앞에서 기업들이 왜 갈팡질팡하는지를 파고든다. 왜 어떤 조직은 AI로 판을 바꾸는데, 어떤 조직은 예산만 쓰고도 제자리걸음일까. 왜 모두가 AI를 말하지만, 정작 성과는 소수에게만 몰릴까. 『AI 최전선』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끌고 간다. 그래서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기술 트렌드를 배우기보다,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이 얼마나 낡은 질문을 붙들고 있는지 먼저 돌아보게 된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운영체제’라는 통찰

이 책이 특히 선명한 순간은 AI를 비용 절감용 도구가 아니라, 조직 운영체제를 다시 짜게 만드는 인프라로 본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AI를 새 소프트웨어 하나 들이는 정도로 생각하지만, 저자들의 시선은 훨씬 멀리 간다. AI는 몇몇 직원이 써보는 생산성 툴이 아니라, 의사결정과 업무 흐름, 고객 경험과 조직 문화 전체를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이다. “AI를 툴이 아니라 조직 운영체제로 바꾸는 실행 전략서”라는 이 책의 마케팅 문장은 이 책의 본질을 정확하게 요약한다.


그래서 이 책은 기술서보다 전략서에 가깝다

『AI 최전선』이 읽히는 이유는 화려한 기술 묘사 때문만은 아니다. 책은 챗GPT를 더 잘 쓰는 팁을 주는 식의 실용서와는 결이 다르다. 오히려 AI 시대에 기업이 어떤 문화와 거버넌스를 갖춰야 하는지, 왜 내부의 사용 습관과 실험 구조가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AI를 “한 번 써보는 이벤트”가 아니라 “조직의 기본값”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 책은 미래에도 버틸 수 있는 비즈니스와 브랜드를 위한 플레이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의 주인공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무서운 책이지만, 이상하게도 기회를 말하는 책

물론 이 책은 독자를 안심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불편하게 만든다. 지금의 일 방식, 지금의 경쟁력, 지금의 익숙한 전문성이 생각보다 빨리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한 장으로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고, 몇 줄의 명령으로 보고서와 기획안을 쏟아내는 시대에 영화, 광고, 마케팅, 브랜딩, 교육, 경영 어느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는 감각이 책 전반을 지배한다. 그런데 『AI 최전선』은 그 공포를 끝까지 공포로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질서가 무너지는 시기에는 오히려 기회의 틈도 넓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 룰이 굳어 있던 세상에서는 기득권이 늘 유리하지만, 판이 바뀌는 순간에는 먼저 읽고 먼저 적용하는 쪽이 앞서간다. 이 책이 말하는 ‘AI 퍼스트’는 결국 기술 숭배가 아니라, 변화의 속도를 자기 편으로 만드는 태도에 가깝다.



지금 읽어야 할 사람은 ‘AI 담당자’만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IT 부서나 혁신팀만 읽는 책으로 남기엔 아깝다. 오히려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 브랜드를 고민하는 사람, 자신의 커리어가 다음 몇 년 동안 어떻게 흔들릴지 궁금한 사람에게 더 직접적으로 닿는다. 무엇보다 책이 좋은 건, AI를 추상적인 미래 담론으로 다루지 않고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의 문제로 끌어내린다는 점이다. 미래학의 언어가 아니라 오늘의 업무 언어로 쓰였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의 가장 실질적인 장점이다.


불안을 견디는 사람보다, 먼저 재설계하는 사람이 가져갈 미래

『AI 최전선』은 AI 낙관론의 찬가도 아니고, 종말론적 경고문도 아니다. 오히려 그 둘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기술은 이미 왔고,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며, 남은 것은 받아들이는 쪽의 태도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AI 시대의 안내서라기보다 재설계 매뉴얼에 가깝다. 불안을 잠재워주는 책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막연한 안정보다도, 판이 바뀌는 속도를 직시하는 용기일 것이다. 그런 독자라면 『AI 최전선』은 꽤 시의적절한 자극이 된다. 지금 이 책을 펼쳐야 할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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