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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에 떠돈 이란 종전설과 트럼프 탄핵설.. 실제 미국의 현실은 어디쯤 와 있나?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6-04-01 09:42:22
  • 수정 2026-04-01 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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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우절 가짜 게시물이 순식간에 퍼진 배경에는 전쟁과 정치에 대한 피로가 있었다
  • 트럼프는 ‘곧 끝낼 수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출구 신호와 확전 신호가 함께 나오고 있다
  • 정식 종전 선언은 아직 멀지만, 미국이 직접 개입 축소 쪽으로 기울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White House 제공

만우절에 떠돈 ‘종전’과 ‘탄핵’의 희망…가짜 게시물이 비춘 미국의 진짜 불안

만우절을 앞두고 온라인에는 “이란 전쟁이 끝났다”, “트럼프가 탄핵됐다”는 식의 상상 섞인 게시물들이 떠돌았다.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둘 다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 탄핵은 최근 하원에서 통과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탄핵 결의안을 상정해 묻어버리는 절차가 237대 140으로 가결됐고, AP도 이를 두고 하원이 탄핵 시도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이런 만우절식 거짓말이 묘하게 설득력을 얻은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단지 사람들이 거짓말에 속아서가 아니라, 지금 미국과 국제사회가 실제로도 “끝낼 수 있다면 끝내고 싶다”는 심리에 기울어 있기 때문이다. 가짜 게시물은 허구였지만, 그 허구가 기대를 자극한 배경에는 실제 전쟁 피로와 정치적 피로가 놓여 있다.


‘전쟁 종료’는 아니지만, 미국은 분명 출구를 말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3월 31일 미국이 이란 전쟁을 2~3주 안에 끝낼 수 있고, 미국은 “매우 곧”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어 수요일 오후 9시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다. 이는 공식적인 종전 선언과는 다르지만, 적어도 백악관이 지금의 국면을 ‘장기전’이 아니라 ‘출구를 만드는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며칠 전 이란의 요청에 따라 에너지 시설 공격을 10일간 멈추겠다고 밝혔고,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는 메시지도 내놓았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작전이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안에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란 측은 미국의 제안을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고 반발했지만, 전쟁을 계속 끌고 가기보다 압박 속에서 협상과 출구를 병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만우절 게시물

종전의 조건은 무르익지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제는 출구 신호와 확전 신호가 지금 동시에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전쟁을 곧 끝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란이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더 강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내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향후 며칠이 결정적”이라며 협상이 불발되면 전쟁이 더 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이란발 위협에 대비해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반대로 전쟁을 더 키우지 말라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동맹국들은 일부 미군 작전에 선을 긋고 있고, 중국과 파키스탄은 즉각 휴전과 조속한 평화회담을 촉구했다. 다시 말해 지금의 분위기는 ‘평화가 이미 왔다’기보다, ‘전쟁을 더 확대하는 쪽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데 가깝다.


탄핵 가짜뉴스가 먹힌 이유도 결국 같은 곳을 가리킨다

트럼프 탄핵설 역시 같은 심리를 비춘다. 최근 미국 정치에서 탄핵은 현실의 제도라기보다, 반트럼프 진영이 바라는 상징적 결말로 소비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실제 의회 절차는 정반대로 흘렀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탄핵됐다”는 한 줄이 순식간에 퍼지는 것은, 많은 이들이 법적 현실보다 정치적 해방감의 서사를 먼저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미국인의 66%는 목표를 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이란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답했고, 60%는 대이란 공습에 반대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중동 불안이 미국 내 일상경제로 번지면서, 전쟁의 명분보다 전쟁의 비용이 더 선명하게 체감되기 시작한 것이다. 만우절의 가짜 종전 게시물이 ‘슬픈 희망’처럼 소비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실이 너무 피곤할수록, 사람들은 거짓말이라도 가장 듣고 싶은 문장을 먼저 믿고 싶어 한다.


X 캡쳐 

지금 필요한 것은 ‘종전 환상’이 아니라 ‘종전 가능성’의 냉정한 판독이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전망은 이렇다. 트럼프가 곧바로 역사적 의미의 정식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 그러나 미국이 “목표는 달성됐다”는 식의 정치적 명분을 세운 뒤, 수주 안에 직접 개입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분명히 커졌다. 반대로 이란의 추가 대응이나 호르무즈 해협 변수, 동맹 균열의 파장이 커지면 전쟁은 다시 거칠게 흔들릴 수 있다.

결국 만우절의 가짜 게시물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무엇을 믿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지금 세계가 무엇을 가장 절실히 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그림자였다. “전쟁이 끝났다”와 “탄핵됐다”는 거짓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거짓말이 순식간에 희망의 문장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지금의 미국과 세계가 얼마나 피로하고 불안한 국면 위에 서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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