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한국 증시는 전날의 급락을 일정 부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코스피는 5,392.18로 마감하며 전장 대비 3.02% 올랐고, 코스닥은 1,061.52로 0.49%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5,419.45까지 올라 5,400선을 회복했지만, 코스닥은 장 초반 강세를 대부분 반납했다. 전날 코스피가 4.47%, 코스닥이 5.36% 급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장세는 ‘충격 진정’의 성격이 강했다.
이날 반등의 가장 큰 배경은 중동발 불안이 다소 누그러졌다는 점이다.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을 위한 새로운 관리 프로토콜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전면 봉쇄 가능성을 잠시 뒤로 미뤘다. 여기에 간밤 뉴욕증시가 급락 출발 이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혼조로 마감한 점도 한국 증시의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결국 이날 상승은 “새로운 호재”보다 “기존 악재의 완화”에 가깝다.
수급과 업종도 반등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줬다. 원·달러 환율은 3일 1,510.8원에 출발해 전날 주간거래 종가 1,519.7원보다 8.9원 낮아졌고, 이는 전날 시장을 짓눌렀던 환율 부담이 일부 완화됐음을 의미했다.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강하게 반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연합뉴스 집계 기준으로 장중 삼성전자는 3%대, SK하이닉스는 4~5%대 상승세를 보였고, 기관 매수와 외국인 매수 전환이 코스피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날 장을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 코스닥은 1,079.17에 출발하고 장중 1,083.24까지 올랐지만, 종가는 1,061.52에 그쳤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승 마감이지만, 장중 탄력이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졌다는 뜻이다. 이는 시장 전체가 일제히 강해졌다기보다, 우선 반도체와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와 안도 매수가 몰렸다는 해석에 가깝다. 다시 말해 이날 반등은 “공포 완화”에는 성공했지만 “위험자산 선호의 전면 복귀”까지 확인한 하루는 아니었다.
실제로 최근 한국 증시는 하루 단위로 방향이 급변하고 있다. 3월 코스피의 월중 고가와 저가 변동률은 22.6%에 달해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16.8%보다 컸다. 시장에서는 이미 사이드카가 반복적으로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런 환경에서는 하루 반등만으로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 어렵고, 지정학 변수와 유가, 환율이 며칠만 흔들려도 투자심리가 다시 급랭할 수 있다.
전망은 결국 두 갈래다. 우선 중동 긴장이 더 악화되지 않고, 유가가 진정되며, 곧 시작될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추가 반등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8배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지정학 불안만 누그러지면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오래 머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경우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기업 이익과 밸류에이션을 압박하면서 코스피 5,000선 재시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최악의 경우 4,400선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결국 지금 시장의 핵심은 “오늘 왜 올랐는가”보다 “불안이 정말 끝났는가”에 있다. 3일의 상승은 분명 의미 있는 반등이지만, 아직은 추세 상승의 출발점이라기보다 충격 이후의 안도 랠리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