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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앞서간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설계자는 누구인가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6-03-19 13: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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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상 국면 끝내고 군사 해법 밀어붙인 이스라엘
  • 미국은 제한전, 네타냐후는 정권 흔들기 노렸다
  • 가스전 공습과 표적 제거 확대가 보여준 확전 의지



이란 전쟁을 기획하고 밀어붙인 것은 네타냐후인가…드러나는 정황들

이란 전쟁의 모든 책임을 한 사람에게만 돌리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수 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있었고, 이란의 핵·미사일 문제와 역내 무장세력 문제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전쟁의 가속페달을 누가 밟았느냐는 질문에는, 최근 수주간의 발언과 작전 양상,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 차이가 공통으로 한 방향을 가리킨다. 그 중심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안보 구상이 있다.


협상 국면에서 다시 군사 해법으로

이번 전쟁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본격화됐다. 그런데 그 직전까지 미국과 이란은 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을 재개한 상태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란과 타결하더라도 단순한 농축 중단이 아니라 핵 인프라 해체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고,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도 협상 의제에 넣으라고 워싱턴을 압박했다. 같은 보도는 이번 작전이 수개월간 계획됐고, 네타냐후가 전쟁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설득했다고 전했다. 외교의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군사 옵션을 밀어붙인 쪽이 누구였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은 ‘위협 제거’, 네타냐후는 ‘정권 흔들기’

전쟁 목표에서도 균열은 뚜렷했다. 로이터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목표가 같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미사일 전력과 해군을 파괴하고 핵무기 보유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네타냐후는 공개적으로 이란 시민들에게 거리로 나와 정권을 뒤엎으라고 촉구했다. 백악관 당국자가 로이터에 “정권교체는 그들 쪽 목표 중 하나”라고 말한 대목은, 전쟁을 단순한 억제전이 아니라 체제 흔들기 국면으로 끌고 간 주체가 누구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가스전 공습, 전선을 넓힌 쪽은 누구였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3월 18일 이란 남파르스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공격이다. AP는 이 시설이 카타르와 공유하는 세계 최대 가스전이며, 이란 가스 공급의 약 80%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라고 전했다. 이런 곳을 때렸다는 것은 군사시설을 넘어 에너지 기반 자체를 겨냥하는 전쟁으로 수위를 올렸다는 뜻이다. AP는 또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받았지만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분명한 점은, 이번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이스라엘발 확전으로 인식됐고, 곧바로 카타르·사우디·UAE 등 걸프 지역 전체가 보복 위협권 안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멈출 시점’보다 ‘완수할 때까지’라는 이스라엘

전쟁의 종료 인식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7일 “미국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이 작전에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 외무장관 기드온 사르는 3월 17일 “이미 이겼지만 목표가 충족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했고, 종료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군이 향후 3주 이상을 내다본 전쟁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즉 워싱턴이 출구를 고민하는 동안, 예루살렘은 아직 ‘끝낼 전쟁’이 아니라 ‘더 밀어붙일 전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네타냐후의 발언은 더 노골적이었다

네타냐후 본인의 언어는 더욱 직접적이다. 그는 3월 12일 새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 사실상 제거 위협성 발언을 했고, 동시에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로이터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실제로 이란 정권이 붕괴할지 불확실하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네타냐후는 멈추지 않았다.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한 ‘정권 변화’를 전쟁 목표로 계속 붙잡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방어적 억제라기보다 정치·전략적 대전환을 노린 공세적 전쟁 기획에 가깝다.



지휘권한 완화도 확전 의지를 보여준다

3월 18일에는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가 네타냐후와 자신이 추가 승인 없이도 다른 이란 고위 인사들을 제거할 수 있도록 군에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표적 제거의 문턱을 낮춘 조치다. 전쟁을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관리하기보다, 작전 재량을 넓혀 속도와 강도를 높이는 결정으로 읽힌다. 전쟁이 한 단계씩 우발적으로 커지고 있다기보다, 이스라엘 수뇌부가 의도적으로 작전의 자율성과 공세성을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다.


네타냐후 개인의 정치 계산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쟁을 바라보는 정치적 맥락도 빼놓기 어렵다. 로이터는 네타냐후가 수십 년 동안 대이란 강경노선을 추구해 왔고, 10월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이번 전쟁을 자신의 유산과 안보 리더십을 복원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패 재판을 받고 있고, 2023년 10월 7일 이후 붕괴된 안보 신뢰를 되돌려야 하는 처지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에는 부담이 되지만, 네타냐후에게는 오히려 국내 정치적 반전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는 처음부터 완전히 같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주동자’에 더 가까운 쪽

결국 “이란 전쟁을 기획하고 추진한 것은 이스라엘, 네타냐후다”라는 말은 어느 정도는 정치적 평가에서 인정이 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공범이자 실행 파트너였고, 이란 역시 보복과 확전으로 전쟁을 키웠다. 그러나 협상 국면에서 군사 해법을 더 강하게 압박한 쪽, 전쟁 목표를 정권교체까지 넓힌 쪽, 에너지 인프라 타격과 고위 인사 제거 권한 확대 등으로 수위를 끌어올린 쪽은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상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라고 보는 해석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 이 전쟁을 ‘미국의 전쟁’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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