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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와 불평등에 맞선 네팔 Gen Z 세대 봉기.. 네팔의 미래는?
  • 유종만
  • 등록 2025-09-20 07:53:18
  • 수정 2025-09-22 0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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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셜미디어 차단이 부른 거리의 봉기
  • 72명의 희생, 네팔을 뒤흔든 청년의 외침
  • Gen Z의 절규, 네팔 정치에 균열을 내다

네팔의 밤은 최루탄 연기와 울음소리로 뒤덮였다. 정부가 내린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곧 억눌린 세대의 분노를 집어삼켜 거대한 불길로 번졌다. 72명이 목숨을 잃고 2,000명이 넘는 시민이 부상을 입었다. 청년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고, 그 절규는 결국 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혁명의 불길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Sujan Shakya 인스타그램 사진


작은 불씨, 거대한 파장

정부는 등록과 과세를 이유로 일부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용을 제한했다. 행정적 조치처럼 보였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표현의 자유를 막는 벽처럼 다가왔다. 곧 거리 곳곳에서 항의가 터져 나왔고, 이는 단순히 인터넷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부패, 불평등, 특권 정치에 대한 누적된 분노가 폭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거리로 나온 Gen Z

네팔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세대, 특히 10대와 20대는 이번 항의의 중심에 섰다. 학생과 청년 노동자, 소규모 활동가들이 조직적 지도자 없이 SNS와 메시징 플랫폼을 통해 모였다. 경찰의 곤봉과 최루탄, 군 병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에겐 잃을 것이 없다”는 외침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세대적 선언이었다.



대가로 치른 희생

이번 시위의 대가는 혹독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는 72명, 부상자는 2,113명에 달한다. 피해 규모는 약 250억 네팔 루피(약 1억 8천만 달러 상당)로 추산됐다. 관광업과 자동차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고 일부 공공건물과 상점이 파괴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깊은 상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인명 피해였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절망은 여전히 거리 곳곳에 남아 있다.


권력의 붕괴와 새로운 얼굴

거센 압력 속에서 K.P. 샤르마 올리 총리는 사임을 발표했다. 뒤를 이어 전 대법원장 출신 수실라 카르키가 임시 총리에 취임했다. 네팔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목소리는 냉정하다. “우리는 얼굴만 바뀐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권력의 교체가 아니라 부패 없는 정치와 제도의 변화다.


청년들의 질문

“우리는 왜 이 땅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는가.”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울림은 청년들이 던진 질문이다. 높은 청년 실업률, 불투명한 기회 배분, 정치 엘리트 중심의 구조적 불평등은 젊은 세대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대학을 졸업해도 안정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그들은 결국 거리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자유와 개혁에 대한 요구

시위의 핵심은 자유와 개혁이다. 소셜미디어는 단순한 오락의 공간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을 표현하는 창이었다. 그 창이 막히자, 거리에서 직접 존재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 부패 척결, 권력 투명성, 그리고 청년에게 돌아갈 기회의 보장이다. 일부 시위대에서 군주제 복귀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는 전체적인 흐름이라기보다는 불만의 한 갈래에 불과하다.



경제적 충격과 지역 파장

시위는 네팔 경제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관광객은 발길을 끊었고,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정치 불안이 경제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경고했다. 특히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는 네팔 경제는 흔들리고 있다. 인도와 중국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네팔의 혼란은 국경을 넘어 남아시아 전반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꺼지지 않은 불꽃

정권 교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거리에서 흘린 피와 눈물이 말해주듯, 네팔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산처럼 쌓여 있다. 청년들은 더 이상 일시적인 약속이나 미봉책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기회의 균등이 아니라, 부패 없는 정치와 투명한 권력, 그리고 자유롭게 말하고 꿈꿀 수 있는 환경이다.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변화는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오는 2026년 3월 총선은 이 불씨가 희망으로 이어질지, 다시 거리의 불길로 치솟을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네팔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게 뛰고 있으며, 꺼지지 않는 불꽃은 미래를 향해 계속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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