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최근 단행한 카카오톡 대대적 개편을 두고 이용자 불만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메신저의 본질을 흔드는 변화라는 비판부터 광고 과다 노출, 불필요한 콘텐츠 강요까지 반발이 거세다. 회사는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끝내 밀어붙일지, 아니면 일부 조정을 선택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친구 목록’이 사라지고 피드형 탭이 들어선 것이다. 기존 이름순 정렬 방식에서 벗어나 프로필 사진, 배경, 게시물이 격자형으로 배열되며 인스타그램식 구조가 도입됐다. 카카오는 “친구들의 일상을 더 가깝게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지만, 다수 이용자는 “메신저에서 왜 SNS를 강요하느냐”며 반발했다.
업무용 연락처까지 사생활 정보와 함께 노출된다는 점도 거부감의 이유다. 직장 상사나 지인의 프로필 변경 사항이 실시간으로 드러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광고와 추천 콘텐츠 노출이 늘어난 점도 불만의 초점이다. 새롭게 도입된 숏폼 영상 탭은 자동 재생 기능까지 붙어 데이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심사와 동떨어진 광고가 이용자 화면에 자주 노출되면서 “카톡이 메신저가 아니라 광고판이 됐다”는 날선 반응도 나온다.
특히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아닌 이용자들은 원치 않는 숏폼 영상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연락하려고 카톡을 켰는데, 쓸데없는 영상을 보게 된다”는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수 올라왔다.
이번 개편은 강제 업데이트 형태로 적용돼 이전 버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 불편을 키웠다. 커뮤니티에는 업데이트를 막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고, 일부 직원이 “위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만들었다”는 토로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러한 반응은 충분한 이용자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된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첫째, 부분 수정과 보완이다. 피드형 노출 방식을 선택형으로 돌리거나 광고·콘텐츠 노출 강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만큼, 일정 부분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둘째, 개편 강행이다. 만약 이번 개편을 단순 UI 변화가 아니라 장기 전략으로 본다면, 카카오는 일정 수준의 불만을 감수하고 계획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경우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나 사용자 이탈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
셋째, 대대적 롤백 또는 재설계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이전 버전으로 돌려달라”는 요구를 내고 있지만, 카카오가 전면 후퇴를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롤백은 회사 전략과 광고·수익 모델에도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카카오 주가는 개편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개편이 새로운 광고와 콘텐츠 비즈니스 기회를 열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즉, 시장조차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완전한 후퇴보다는 일정 수준의 보완과 조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완전 롤백은 부담이 크고, 강행은 반발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용자가 체감하는 불편을 얼마나 줄여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능 불편이 아니라 카카오톡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다. 이용자들은 카톡을 ‘연락 수단’으로 인식해 왔는데, 갑작스러운 SNS화에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가 광고와 콘텐츠 중심 전략을 고수할지, 메신저 본질에 충실한 방향으로 선회할지는 앞으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소란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용자의 불만은 곧 플랫폼 존립의 경고음일 수 있다. 카카오가 어떤 선택을 하든, 핵심 과제는 신뢰 회복이라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