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JTBC 제공
넷플릭스와 지상파에서 동시 공개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화제다. 대기업 통신사 영업 1팀장, 입사 25년차 부장. 아내의 결단력으로 서울에 겨우 자가 아파트를 마련했고, 아들은 서울 소재 대학생이다. 중형차를 끌고 다니며, 겉으로 보기엔 제법 안정적인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김낙수 부장은 늘 조금 불안하다. 부동산 고수 송과장, 자신보다 비싼 아파트에 살면서 일도 잘하는 젊은 도부장, 백수라며 무시했지만 알고 보니 월 3000 월세 수입을 올리고 있었던 초등학교 동창 건물주. 주변엔 늘 '더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회사에서의 직급은 나름 성공한 편이지만, 과연 이 정도 삶을 유지하려면 얼마를 벌어야 하는 걸까.
현실성 있는 설정 덕에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한 건 결국 하나, "김부장, 도대체 얼마 버나?"였다.
본지는 사업보고서 등 공개자료와 업계 관행을 바탕으로, 한국의 대표 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 영업부문 부장급의 세전 총보상(연봉+상여/성과급)을 추정하고, 세후 실수령 범위까지 현실적으로 계산했다.
평균연봉, SKT가 최고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의 직원 평균연봉이 가장 높다는 점은 다수의 공개 자료로 확인된다. 2024년 기준 채용·공시 집계에서 SKT는 약 1억5200만 원, KT는 약 1억700만 원, LG유플러스는 약 1억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급 구분 없는 전체 평균이라 부장급에 바로 대입하기는 어렵지만, 부장급 보상 수준의 상·하한을 가늠하는 데는 유의미한 지표다.
성과급 구조, 회사마다 제각각
성과급 구조는 회사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KT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직원 1인당 660만 원을 일괄 지급하는 PS(Profit Sharing) 제도를 운영한다(2024년 1~3분기 기준). 이는 공식 보도로 확인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기본급의 405%'(약 4.05개월치) 경영성과급을 사내 공지했다. 개인 평가에 따라 가감되지만, 기준선이 명확하다.
SKT는 TI(목표달성)와 PS(영업이익) 이원 구조를 공식화했으나, 구체적인 월수나 비율은 공개하지 않는다. 제도의 틀만 확인되므로 본지는 동종 업계 관행(약 3~4개월치)을 보수적으로 적용했다.
아래는 '영업부 부장(팀장급)'을 가정한 세전 총보상(연 12개월 급여 + 회사 성과급)의 현실적 범위다.
회사 | 부장 연봉(12개월) | 회사 성과급 | 연간 총보상(세전) |
SKT | 1.30~1.60억 원 | 약 3~4개월치(관행 가정) | 1.63~2.13억 원 |
KT | 1.00~1.20억 원 | PS 660만 원 +경영성과급 3.6~5.2개월치 | 1.18~1.30억 원 |
LGU+ | 1.10~1.30억 원 | 경영성과급 405%(4.05개월치) | 1.47~1.74억 원 |
※ 주: SKT 성과급은 TI·PS 구조만 공개되고 월수가 미공개라 업계 관행 범위로 가정했다.
세전 총보상에서 소득세·지방소득세·4대 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장기요양·고용보험)을 제하면, 연 소득 약 1.2 억 수준에서 형성된다. 가족 구성원과 공제 항목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가정하면 다음과 같다.
SKT 영업부장 (세전 중앙값 1.87억 원)
→ 세후 약 1.31~1.42억 원, 월 환산 약 1,130~1,180만 원
KT 영업부장 (세전 중앙값 1.24억 원)
→ 세후 약 0.87~0.94억 원, 월 환산 약 750~790만 원
LGU+ 영업부장 (세전 중앙값 1.61억 원)
→ 세후 약 1.13~1.22억 원, 월 환산 약 980~1,020만 원
3사 중앙값 기준을 평균하면 세전 약 1.57억 원, 세후약 1.23억 원으로 추정된다.
단, 위 실수령액은 '1년 합산 기준'이며, 월별로는 상여금과 성과급 지급 시기에 따라 편차가 크다.
위 표의 총 보상에는 회사 공지 성과급(PS·경영성과급)만 반영했다. 실제 영업부문(대리점/직영 소매, B2B 등)은 조직·개인 목표(MBO) 달성에 따른 별도 인센티브가 붙는다.
해당 인센티브는 연 수백만~수천만 원(보통 500만~2,000만 원대)까지 변동 가능하나, 조직·시즌·상품 전략(요금제·결합상품·IPTV·기업회선·클라우드 등)에 따라 크게 출렁인다. 평균치를 일반화하기는 위험하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회사 공지 성과급 중심의 보수적 총보상을 제시했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이보다 상단이 더 열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부장'의 기준이 다르다
직책과 직급 체계는 회사·조직마다 다르다. 같은 '부장'이라도 본사 영업전략팀, 채널관리팀, B2B 키어카운트 등 직무에 따라 연봉 밴드와 인센티브 구조가 상이하다.
둘째, 평균연봉은 참고치일 뿐
회사 평균연봉은 직급이 혼합된 평균이므로 부장급은 평균보다 높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성과급 재원·실적·평가등급에 따라 연도별 변동성이 크다.
셋째, 공개된 수치와 가정치를 구분하라
KT의 660만 원 PS, LGU+의 405% 성과급처럼 명확한 공지·보도는 바로 반영했지만, SKT의 성과급 월수(%)는 비공개라 동종업계 관행(3~4개월치)으로 가정했다는 점을 투명하게 밝힌다.
정리하면, 통신사 영업부장(부장급)의 세전 총보상은 대략 1.2억대 후반~2억대 초반, 세후 실수령은 대략 0.9억대 중반~1.4억대 초반의 넓은 범위에서 형성된다.
회사별로 보면, 평균연봉이 높은 SKT가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LGU+는 최근 높은 경영성과급 효과가 컸으며, KT는 PS 660만 원 일괄 지급으로 하방을 받쳐주는 구조가 확인된다.
여기에 개인·조직 실적 인센티브가 더해지면 상단이 일부 더 열릴 수 있다.
드라마 속 '김부장'이 서울에 자가를 보유했다면, 그 배경에는 연 1억 원대 중후반의 총보상과 변동 인센티브, 그리고 가계의 대출 여력과 상환 계획 같은 금융 요인이 함께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김부장의 연 1억대 실수령액은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특히 강남의 '똘똘한 한 채' 같은 고가 아파트는 송과장이나 도부장처럼 영리하고 발 빠른 투자 타이밍과 포트폴리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접근이 어렵다. 김부장의 소득이면 서울 외곽이나 중가 구축 아파트 자가 마련은 가능하지만 강남 핵심지 고가 자산은 소득만으로는 닿기 어려운, 말 그대로 '다른 게임'이다.
이것이 한국 직장인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평사원에서 부장까지 올라가도, 자산 시장에서는 다른 법칙이 적용되고 있어 여전히 한 발 늦는 김부장은 도부장, 송과장, 건물주 친구의 발끝에도 미칠 수 없다는 씁쓸한 진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