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미 현지시간 11월 19일 발표한 2026회계연도 3분기(8–10월) 실적에서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분기 매출은 57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고, 데이터센터 부문만 51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을 650억 달러(±2%)로 제시해 전망치도 상향 곡선을 유지했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운 데이터센터 매출이 견인했다. 해당 부문은 전년 대비 66%, 직전 분기 대비 25% 증가했으며, 3분기 전체 매출의 절대 다수를 책임졌다. 로이터는 “3분기 매출이 62% 늘며 7분기 만에 증가율이 재가속했다”고 전했다.
수익성 지표도 견조했다. 희석 기준 주당순이익(EPS) 1.30달러, 분기 매출총이익률(Non‑GAAP) 73.6%를 기록했다. 회사는 다음 분기 GAAP/비GAAP 매출총이익률 각각 74.8%/75.0%(±0.5%p)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젠슨 황CEO는 “블랙웰 판매가 ‘차트 밖(off the charts)’ 수준이고, 클라우드 GPU는 ‘매진(sold out)’ 상태”라며, 트레이닝과 추론 모두에서 연쇄적으로 컴퓨팅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생태계가 빠르게 스케일하며 선순환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게임 매출은 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전분기 대비 -1%), 프로페셔널 비주얼라이제이션은 7.6억 달러(전년 대비 +56%), 자동차·로보틱스는 5.92억 달러(전년 대비 +32%)로 고르게 반등했다. 회사는 3분기 동안 37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자사주 매입·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했고, 남은 매입 한도는 622억 달러라고 밝혔다.
전략 측면에서도 공격적인 확장이 이어졌다. 엔비디아는 오픈AI와 최소 10GW 규모의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구글 클라우드·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xAI 등과 미국 내 대규모 AI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또 인텔과는 NVLink를 활용한 데이터센터·PC용 맞춤형 제품 공동 개발에 협력한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현지시간 11월 19일 시간외 거래에서 약 5% 급등했다. 정규장에서 이미 +2.8%로 마감한 뒤였고, 회사가 제시한 4분기 매출 650억 달러(±2%) 가이던스가 더욱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로이터는 시간외 급등으로 시가총액 약 2,200억 달러가 추가될 전망이라고 전했으며, 같은 시각 AMD(+2.8%)·알파벳(+1.6%)·팔란티어(+4%) 등 관련 종목도 동반 상승해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번 발표가 “AI 버블 논란을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등했다. (네이버)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로이터는 상위 4개 고객이 3분기 매출의 61%를 차지하는 등 고객 집중도 리스크를 지적했다. AI 인프라 지출의 지속 가능성, 전력·부지 등 인프라 병목, 중국을 둘러싼 규제 변수 역시 향후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동시에 알파벳·아마존 등 클라우드 사업자의 자체 칩과 경쟁 구도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번 실적은 ‘AI 수요의 실체’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 매출·수익성·가이던스가 동시에 상향 안정화되며, 엔비디아가 훈련(트레이닝) 중심에서 추론(인퍼런스), 나아가 에이전틱·피지컬 AI(로보틱스·자율주행)로 수요 저변을 넓히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의 질(누가,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과 공급의 질(전력·네트워크·메모리 등 동반 투자의 속도)이 동행하지 못할 경우 성장 경로는 요동칠 수 있다. 시장은 당분간 대형 고객 발주 패턴,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 정부 규제와 지정학을 엔비디아 주가의 핵심 변수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