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를 들어 11월을 보라… 트럼프 ‘전면전 정치’의 종착지는 중간선거
워싱턴의 달력은 이미 2026년 11월 3일을 향해 접혀 있다. 미국 정치에서 중간선거는 ‘대통령의 성적표’로 불린다. 그리고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거의 모든 굵직한 움직임—관세, 환율을 흔드는 메시지, 신용카드 금리 상한 카드, 베네수엘라 제재 조정, 이민자 단속 강화—은 그 성적표를 바꾸려는 계산 위에서 동시에 굴러가고 있다.
문제는 속도와 방식이다. 표심을 얻기 위한 ‘과감한 결단’이란 포장 아래, 행정부가 법·제도·시장·인권의 경계선을 한꺼번에 밀어붙이면서 역풍도 커지고 있다. “탄핵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오히려 탄핵의 위기를 자초한다”는 말이 워싱턴에서 다시 떠도는 이유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ICE(이민세관단속국) 관련 총격 사망 사건은 그 상징이 됐다.
중간선거 국면에서 백악관이 가장 자주 꺼내는 카드는 늘 비슷하다. “물가를 잡겠다”, “일자리를 지키겠다”, “국경을 통제하겠다”, “미국의 힘을 되살리겠다.” 트럼프의 최근 행보는 이 네 문장을 하나의 서사로 연결한다. 관세로 ‘외부’를 때리고, 환율·금리 메시지로 ‘지갑’을 흔들고, 국경·단속으로 ‘불안’을 관리하며, 해외 자원(베네수엘라)을 통해 에너지 변수까지 통제하려 든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무역적자와 시장 개방, 디지털·농업 분야 이슈까지 ‘패키지’로 묶어 협상 지렛대로 삼는 전형적 트럼프식 접근이다. 중간선거 프레임에서는 이 장면이 “미국 일자리 방어”로 번역된다.
다만 관세는 항상 물가라는 부메랑을 동반한다. 관세가 ‘세금’처럼 작동한다는 지적은 경제권에서 반복돼 왔고, 트럼프식 관세 확장은 그 부담 논쟁을 다시 키우고 있다.
관세 위협이 커질수록 동맹국 통화와 외환시장은 민감해진다. 실제로 한국 원화는 관세 발언과 맞물린 변동성 국면을 거쳤고, 한국 정부도 투자·통상 메시지 관리에 나섰다.
환율은 경제 지표이자 정치 신호다. 수출·물가·금리·주가를 동시에 건드리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백악관이 ‘시장 체감’을 만들기 위해 가장 유혹을 느끼는 영역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용카드 금리에 상한을 두는 구상을 밀어붙이자, 시장은 즉시 반응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직관적 메시지다. 선거 국면에서 이보다 쉬운 공약도 드물다.
그러나 현실은 복잡하다. 상한제가 도입되면 카드사·은행의 고위험 대출이 줄어 신용 접근성이 악화될 수 있고, 항공사 마일리지 같은 카드 기반 ‘리워드 경제’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결국 “체감형 선심”이 “시장형 역풍”으로 돌아올지, 중간선거까지 논쟁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를 둘러싼 제재 완화·면허(라이선스) 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표면상 명분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관리된 전환”과 “불법 유통 차단”이지만, 미국 정치에서 에너지 가격은 늘 선거의 생살을 가르는 변수다.
특히 유가가 흔들릴 때마다 대통령 지지율도 같이 출렁인다. 베네수엘라 카드는 외교·인권·제재 원칙의 논쟁을 감수하더라도, ‘주유소 가격’이라는 가장 직접적인 체감 지표를 겨냥하는 선택이 된다.
가장 큰 폭발점은 이민 단속이다.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들이 연루된 총격 사망 사건(알렉스 프레티)이 발생했고, 관련 요원들이 행정조치(대기 발령) 대상이 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영상·타임라인 보도는 당국 설명과 충돌하는 대목이 있다고 지적하며 파장을 키웠다.
백악관은 ‘강경 단속’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하지만, 이런 사건은 중도층에게 “국가권력의 과잉” 프레임을 제공한다. 게다가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일부에서도 책임론이 제기되며, 국토안보부(DHS) 수뇌부를 겨냥한 조사·탄핵론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은 ‘논란을 장악해 의제를 통제한다’는 전략으로 요약된다. 문제는 논란이 커질수록, 의회는 예산·감사·청문회로 반격하고, 사법부는 절차·적법성의 칼날을 세운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니애폴리스 사안은 연방 판사 차원의 문제 제기와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지며 행정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민심을 얻기 위한 ‘강공’이, 장기적으로는 행정부의 법적 리스크를 확대하는 구조다. 트럼프가 ‘탄핵의 공포’를 떨쳐내기 위해 더 큰 전투를 벌일수록, विरोध(반대) 진영은 “권한 남용” “절차 위반” “인권 침해”라는 탄핵 서사를 더 쉽게 쌓는다. 결국 11월을 향한 가속페달이, 워싱턴의 제동장치들을 동시에 작동시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