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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마신다”는데도 억지로 술 먹였다... 만취 손님 방치 사망, 업주 2명 구속기소
  • 이한우
  • 등록 2026-01-29 12: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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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행·강권 뒤 의식 잃자 외부로…9시간 방치
  • ‘후카시 양주’ 재가공 정황…불법 영업 관행 수사
  • 영장 기각→재청구 구속…반복되는 ‘만취 방치’

부산 서면 유흥가에서 단골 손님을 ‘가짜 양주’로 만취시킨 뒤 외부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유흥주점 공동업주 2명이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손님이 “더는 못 마시겠다”고 거부했는데도 폭행·강권으로 술을 먹인 정황과, 의식을 잃은 뒤에도 응급조치 없이 장시간 방치한 행위를 핵심 범행으로 적시했다. 



“못 마신다”는 손님 폭행·강권…의식 잃자 ‘흡연 소파’로 옮겨 9시간 방치

부산지검 형사3부는 유기치사·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업주 A(30대)·B(40대)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사건은 2025년 8월 16일 오전 4시쯤 부산 부산진구(서면) 한 유흥주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피해자인 30대 남성 C씨는 짧은 시간에 과도한 술을 마신 뒤 의식을 잃었다. 당시 C씨는 1시간여 만에 양주 2병과 소주 1병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C씨가 “더는 못 마시겠다”고 했는데도 목과 얼굴을 때리고, 입을 억지로 벌려 양주를 마시게 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후 C씨가 쓰러지자 업주들은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주점 바깥 흡연 소파로 옮겨 9시간 동안 방치했고, C씨는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후카시 양주’ 재가공 판매…단골의 약점 노린 ‘술 장사’ 의혹

검찰은 업주들이 수년간 ‘후카시 양주(먹다 남은 양주를 섞어 정품처럼 파는 방식)’를 판매해 왔고, 술값을 부풀려 받는 과정에서 범행이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C씨가 “술을 급하게 마시면 금방 취한다”는 점을 업주들이 악용했다는 게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사건 당일에도 업주들은 C씨가 있던 룸에 새 손님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C씨를 만취 상태로 만든 뒤 밖으로 “들어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B씨 영장 기각 뒤 ‘재청구’…검찰 “가담자 엄벌 필요”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A씨를 구속 송치했으나, B씨는 초기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송치됐다. 검찰은 보완수사로 추가 범죄사실을 특정해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결국 B씨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최근 1년 8개월 사이 부산 서면 유흥주점 밀집 지역에서 “만취 후 방치”로 손님이 숨지는 사건이 2건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손님 상대 범죄에 일부라도 가담한 경우 “전원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복되는 ‘만취 방치’…앞선 사건에선 카드 결제 정황도

서면 일대에서는 앞서 2024년 10월에도 유사 사건이 불거졌다. 당시 검찰은 손님에게 술을 급하게 마시게 한 뒤 의식을 잃자 병원 후송 없이 약 3시간 20분 동안 방에 홀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으로 유흥주점 종사자 5명을 기소했다. 피해자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결제했다는 공소사실도 포함됐다.

업계의 ‘강권 문화’, 불법·편법 주류 유통, 취객을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만드는 영업 방식이 결합될 경우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구속기소 사건은 단순 과음 사고가 아니라, 폭행·강권과 방치가 맞물린 ‘구조적 범죄’라는 점에서 수사·재판 과정에서 책임 범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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