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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대법원 불법판정에, 전세계 10%로 우회…한국에 미칠 3가지 영향 분석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6-02-21 09: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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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제동: IEEPA ‘상호관세’가 막힌 이유
  • 10% 전면관세의 우회로: Section 122와 ‘150일’의 시간표
  • 한국 영향: 자동차·반도체·배터리, 어디가 더 위험한가


“불법” 판정으로 멈춘 ‘상호관세’, 24시간 만에 ‘전세계 10%’로 갈아탄 백악관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행정부)이 추진해 온 ‘상호관세’의 핵심 법적 근거를 사실상 부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받아치는 장면은 미국 통상정책이 정치·협상·법정을 동시에 무대로 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문제는 이 과정이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니라, (1) 법적 패배 → (2) 법적 우회로 가동 → (3) 추가 조사로 더 센 관세 예고라는 3단 변속으로 이어졌다는 데 있다.


1단계: ‘비상권한’으로 관세를 밀어붙인 출발점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는 처음부터 “관세는 의회 권한”이라는 미국 헌법 구조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방식이었다. 행정부는 관세 부과의 키를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같은 ‘비상권한’ 해석에 기대며, 무역적자를 “국가비상사태”에 가깝게 포장해 속도를 냈다.

이 방식의 강점은 단순하다.
빠르다. 의회 표결도, 긴 조사도, 긴 공청회도 생략할 수 있다. 그래서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국을 압박하는 ‘협상용 몽둥이’로 기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단계: 기업·주정부 소송이 ‘관세정책’의 급소를 찔렀다

하지만 관세는 기업 비용으로 직결되고, 비용은 곧 소송으로 돌아온다. 관세 부담을 진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비상권한으로 사실상 전 세계에 세금을 매길 수 있느냐”를 문제 삼았고, 법원은 이 쟁점을 ‘행정부 권한 남용’으로 보기 시작했다.

결정타는 2026년 2월 20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6대 3으로, IEEPA를 근거로 한 트럼프식 광범위 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섰다고 봤다. 핵심은 “관세·조세는 의회 권한이며, 이렇게 큰 정책은 명확한 위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판결은 단순히 “불법” 낙인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거둬들인 관세(약 1,750억 달러 규모)가 환급 소송·정산 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문도 열었다.


3단계: 판결 직후 ‘Section 122’로 즉시 우회—150일짜리 ‘전세계 10%’

패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꺼낸 카드는 무역법 1974년(Trade Act of 1974) ‘Section 122’였다. 이 조항은 국제수지(대외지급) 문제 등을 이유로 최대 150일 동안 비교적 신속하게 ‘전면적 수입할증(관세)’을 걸 수 있는 장치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이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 10% 관세를 즉시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 대법원 판결로 IEEPA 관세가 제동 → 같은 날 Section 122로 10% 전면관세 ‘임시 재가동’(최대 150일) → 동시에 301(불공정무역)·232(국가안보) 조사 착수로 ‘추가 관세’ 예고

    여기서 150일은 정치적으로 의미가 크다. ‘임시’이지만, 150일이면 2026년 7월 20일 전후까지다. 그 사이 행정부는 232·301 조사로 더 오래가는 관세 체계를 구축하거나, 의회를 압박해 권한 확장을 노릴 수 있다.



한국에 미칠 영향 1: “일괄 10%”의 충격은 수출 품목별로 다르게 온다

한국은 이미 미국발 관세 압박의 영향을 수치로 경험했다. 한국의 2025년 대미 수출은 1,229억 달러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는데, 보도는 자동차·부품·기계류 등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짚었다.

이번 ‘전세계 10%’가 실제로 폭넓게 적용되면, 한국 기업은 크게 세 갈래 충격을 받는다.

  • 1) 가격 경쟁력 하락(즉시성) : 10%는 원가·마진 구조를 바로 건드린다.

  • 2) 거래선 재협상(연쇄성) : 미국 바이어는 “관세를 누가 부담할지” 계약을 다시 쓰자고 나온다.

  • 3) 품목별 ‘겹관세’ 리스크(비대칭성) : 이미 232 등 다른 관세가 있는 품목은 “10%가 추가로 얹히는지” 해석이 중요해진다.


한국에 미칠 영향 2: 반도체·배터리·자동차는 “10%보다 그 다음”이 더 무섭다

시장은 10% 자체도 보지만, 더 경계하는 건 트럼프가 동시에 예고한 232·301 조사다. 이유는 간단하다.
Section 122는 150일짜리인 반면, 232·301은 조사 결과에 따라 더 오래, 더 높은 관세로 갈 수 있다.

한국 관점에서 민감한 지점은 다음이다.

  • 1) 자동차·부품 : 대미 수출의 핵심 축이고, 이미 관세·규제 이슈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2025년 대미 수출 감소 품목으로 자동차·부품이 거론됐다.

  • 2) 반도체 : 한국 수출의 ‘엔진’이지만, 미국이 국가안보 프레임(232)에 올리기 쉬운 분야다. 한국의 2025년 전체 수출은 사상 최대였지만, 반도체가 크게 견인했다는 점은 “표적이 될 경우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3) K-뷰티 등 소비재 : 이미 “관세가 K-뷰티 붐을 위협할 수 있다”는 해외 보도도 나왔다. 일괄 10%는 중저가·가성비 포지션에 특히 부담이다.


한국에 미칠 영향 3: 협상 전략은 ‘면제’보다 ‘구조’로 가야 한다

한국 정부·기업이 노려야 할 포인트는 “당장 10%를 깎아달라”만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수순은 232·301로 “품목별 칼날”을 세우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대응은 세 축이 된다.

  • 1) 미국 내 생산·투자와 연동된 예외 설계 :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미국 내 생산 유도” 카드로 써 왔다. 대미 투자·현지화는 협상에서 가장 직접적인 지렛대다.

  • 2) 공급망 증빙(원산지·부품 조달) 강화 : 관세 국면에서는 “누가 어디서 만들었는지” 증빙이 곧 비용이 된다.

  • 3) 시장 다변화의 속도전 : 150일의 유예 기간은 “끝까지 기다려 보자”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분산할 시간이다(동남아·중동·EU 내 포트폴리오 재조정).



이번 사태의 본질은 ‘관세 전쟁’이 아니라 ‘권한 전쟁’이다

이번 흐름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단지 무역수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의 최대치 실험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법원은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행정부는 다른 법 조항(Section 122, 232, 301)으로 즉시 우회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10%를 맞느냐/안 맞느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150일 뒤, 한국의 주력 품목이 232·301의 표적이 될 것인가.
그 가능성이 커질수록, 한국의 대응은 외교적 설득을 넘어 산업·투자·공급망 구조 재편으로 옮겨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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