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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알바…5000만원 빼돌린 사연 - 계좌이체 시 2,000원 할인” 자체 운영
  • 이동원 기자
  • 등록 2025-08-12 19: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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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좌이체 시 2,000원 할인”… 경주의 작은 초콜릿 가게를 무너뜨린 10대 알바의 수법

JTBC  사건반장 캡쳐

“계좌이체 시 2,000원 할인”… 경주의 작은 초콜릿 가게를 무너뜨린 10대 알바의 수법


📉 매출 급락, 그리고 수상한 한 마디

11일 JTBC '사건반장'에 경북 경주의 한 수제 초콜릿 매장을 운영하는 A씨의 제보가 소개 되었다. A씨는 올해 여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월 매출 4,000만 원을 기록하던 가게가, 최근 두 달 동안 매출이 1,000만 원대 초반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불경기와 관광객 감소 탓이라고 여겼다.

그러던 지난달, 단골손님 한 명이 무심코 던진 질문이 의문을 키웠다. “사장님, 계좌이체 하면 2,000원 할인해주는 거 요즘은 안 해요?”

A씨는 단 한 번도 그런 행사를 한 적이 없었다. 순간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직감이 스쳤다.


🎯 CCTV가 포착한 ‘이상한 안내판’

A씨는 곧바로 매장 내 CCTV 영상을 열람했다. 화면 속에는 평소 믿고 맡겼던 10대 아르바이트생 B와 C가 등장했다.

손님이 들어오면 이들은 재빠르게 계산대 아래에서 작은 안내판을 꺼냈다. ‘계좌이체 시 2,000원 할인’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힌 안내판이었다. 손님이 “정말이냐”고 묻자, “사장님 몰래 해드리는 서비스”라며 웃어 보였다.

손님이 계좌이체를 하면, POS 단말기는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휴대폰에 띄워진 입금 알림을 확인한 뒤 음료나 초콜릿을 건네고, 안내판을 다시 서랍 속에 감췄다.


💰 피해액 5,000만 원… 부모가 대신 변제

A씨는 계산서와 매출 장부를 대조하며 피해 규모를 추산했다. 그 결과,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약 5,000만 원이 사라졌다는 결론이 나왔다. 충격과 배신감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후 B와 C의 부모가 가게를 찾아왔다. 두 사람 모두 미성년자였고, 부모는 “아이들이 철없고 순간의 잘못을 저질렀다”며 사과와 함께 피해액 전액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지만, 미성년자라는 점과 부모의 성의를 고려해 형사 절차는 밟지 않기로 했다.“이 일로 가게를 지키는 눈이 훨씬 예리해졌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믿는 마음은 예전 같지 않아요.”


⚖️ 법적으로는 ‘업무상 횡령’ 가능성

비록 형사 절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법적으로는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무상 횡령은 단순 절도보다 형량이 무겁고, 피해 금액이 5천만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으로 3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이라도 매출·결제 업무를 담당하면 법적으로 ‘업무상 지위’가 인정된다”며 “매출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은 명백한 범죄”라고 말했다.


🔍 내부자 범죄, 왜 막기 어려운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장 내부자의 절도·횡령 사건은 15% 이상 증가했다. 특히 소규모 매장은 POS 관리가 느슨하거나 CCTV를 정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아 범행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는 “할인 이벤트나 결제 방식 변경은 반드시 사장이나 본사 차원의 공식 공지로 진행해야 한다”며 “구두로만 전달되는 ‘몰래 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새 직원 채용 후, 매출 ‘급반등’

사건 이후 A씨는 문제의 아르바이트생들을 모두 내보내고, 새 직원을 채용했다. 불과 10일 만에 매출은 과거 수준을 회복했다. “지금은 직원들이 POS와 현금, 계좌이체 결제를 모두 철저하게 기록합니다. 매출 확인을 매일 하니 마음이 놓입니다.”


🛡️  ‘믿음’만으론 가게 못 지킨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돈을 빼돌린 알바생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업주와 직원 간 신뢰가 중요하지만, 그 신뢰를 뒷받침할 관리 시스템 없이는 언제든 비슷한 피해가 재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일 매출 점검 △계좌이체·현금 결제 시 영수증 발행 의무화 △CCTV 주기적 점검 등을 필수 대책으로 꼽는다. 소비자 역시 ‘사장님 몰래’라는 말이 붙는 거래에는 반드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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