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실 영상으로 만나는 대통령 캡처 (미국 순방 기내 간담회 중)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6월 보궐선거를 통해 집권한 이 대통령에게 이번 회담은 동맹 관리 능력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다. 특히 전임 보수 대통령이 강경 대북노선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했던 전례와 달리, 이 대통령은 균형 있는 외교를 표방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와 주한미군 유지 비용 증액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한미군은 약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유지하는 데 한국의 더 큰 기여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나토(NATO)의 방위비 지침을 참고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한미군의 ‘운용 유연성 확대’ 같은 민감한 사안은 선을 긋고 있다.
최근 한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무역 문제는 이미 합의가 이뤄졌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세부 논의는 최소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필라델피아의 한화그룹 조선소를 방문해 한국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부각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행에 앞서 중국과 일본을 잇달아 찾았다. 중국에는 특사를 보내 관계 정상화를 요청했고,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직접 만나 한미일 협력과 대미 통상 현안을 협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백악관 주인에게 보낸 비굴한 구걸 메시지”라 비난하며 반발했다.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 속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도 다뤄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단계적 접근을 통한 북핵 동결과 폐기를 주장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과의 대화를 열어두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신형 방공무기 시험을 참관하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무리한 합의를 도출하기보다는 ‘불필요한 잡음 없이 무사히 넘기는 것’ 자체가 성과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한 요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한미관계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