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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주가 하룻만에 20% 이상 폭등, 38년 만의 기록…무슨 일이 있었나
  • 전소연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09-19 09:10:19
  • 수정 2025-09-19 0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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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텔 주가 38년 만의 최대 폭등…엔비디아와 손잡았다
  • 엔비디아 50억 달러 투자에 인텔 주가 ‘급반등’
  • 인텔-엔비디아 전략 동맹, 반도체 판도 흔들까


인텔 주가 급등, 38년 만의 기록…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Intel Corp.) 주가가 하루 만에 20% 넘게 폭등하며 1987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엔비디아(Nvidia)의 대규모 지분 투자와 전략적 협력 발표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인텔은 최근 몇 년간 기술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 인텔 지분 4% 매입…50억 달러 규모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에 총 50억 달러 규모로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인텔 지분 약 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 이번 거래는 규제 승인 등 종결 조건을 충족해야 최종 완료된다. 투자자들은 이 발표 직후 대거 매수에 나섰고, 인텔 주가는 단숨에 22~26% 급등하며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단일 거래일 기준 38년 만의 최대 상승폭으로 기록됐다.


CPU·플랫폼 통합 중심의 전략적 협력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자금 거래를 넘어선다. 인텔은 데이터센터와 개인용 PC를 대상으로 복수 세대 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인텔은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커스텀 x86 CPU를 설계·제조하고, PC용 x86 SoC(System-on-Chip)에 엔비디아 RTX GPU 칩렛을 통합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협력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를 통한 본격적인 GPU 위탁생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의 주력 GPU 제조는 여전히 TSMC 중심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제조 계약”보다는 CPU·플랫폼 통합에 초점을 둔 전략적 동맹으로 해석한다.


미국 정부의 10% 지분 확보 이후 잇따른 발표

이번 발표는 최근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약 10%를 확보한 데 이어 나왔다. 정부의 참여는 인텔의 전략적 중요성과 안정성을 높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으며, 엔비디아 투자와 협력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인텔 주가에는 이중의 긍정 요인이 작용했다. 다만 정부 지분 확보는 초기 단계에서 ‘조율 중’이라는 발표가 있었고, 이후 최종 확정됐다.



인텔의 도전과 변화 모색

인텔은 지난 몇 년간 TSMC, AMD 등에 기술 경쟁에서 밀리며 시장 점유율을 일부 잃었다. 제품 출시 지연, 생산 공정 문제, 비용 부담 등이 겹치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이에 따라 비핵심 자산 매각, 비용 절감, 조직 효율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었다. 예컨대 프로그래머블 칩 사업부 알테라 지분 일부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고, 연간 비용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이런 노력의 연장선이자, 반전을 위한 새로운 카드로 해석된다.


엔비디아가 손을 잡은 이유

엔비디아는 GPU 분야의 압도적 리더지만, CPU 영역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 인텔은 오랜 기간 축적한 x86 아키텍처와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양측의 강점을 결합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PC 플랫폼 전반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온다.

특히 인텔은 GPU 경쟁력 부족을 보완할 수 있고, 엔비디아는 자사 기술 생태계를 더 넓은 시장에 확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시장의 기대와 경계

이번 급등이 곧바로 지속 가능한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첫째, 공동 제품이 실제로 출시되기까지는 시간과 리스크가 따른다. 제조 수율 확보, 공급망 안정, 규제 승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둘째, 인텔은 여전히 제조 공정 경쟁에서 TSMC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셋째, 이번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도 있어, 실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다시 조정이 올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산업 판도 바뀔까

엔비디아의 투자와 양사 협력은 반도체 산업 전반의 판도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AMD, TSMC 등 경쟁사들도 대응 전략을 새로 짤 수밖에 없고, AI 수요 폭발 속에서 각 기업의 위치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기술 혁신과 경쟁 심화가 가속화되면서 시장 점유율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인텔, 반등 신호탄일까

이번 급등은 인텔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기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이 기대가 실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반짝 반등에 그칠 수도 있다. 결국 인텔의 향후 성패는 공동 개발 제품의 성능과 시장 반응, 제조 경쟁력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엔비디아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등에 업은 인텔이 과연 ‘부활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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