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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나?.. 한국은 괜찮은가?
  • 김상우 IT & 기술 전문기자
  • 등록 2025-10-18 11: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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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이 쥔 ‘보이지 않는 자원 카드’
  • 17가지 금속이 만든 산업의 심장, 희토류
  • 정제의 90%를 장악한 중국, 세계의 밸브를 쥐다

희토류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나


미국·중국의 무역전쟁, 희토류가 중심에 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번에는 반도체도, AI도 아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금속, 바로 ‘희토류(rare earth elements)’가 그 중심에 섰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압박 전략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희귀한 금속’의 오해와 진짜 의미

희토류는 이름처럼 드문 금속은 아니다.
지구 지각 속에는 비교적 널리 존재하지만, 정제 과정이 복잡하고 오염이 심해 채굴과 가공이 어려운 자원이다.
희토류는 란타넘,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총 17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전기차 모터, 스마트폰, 반도체, 풍력 발전기, 군사 장비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즉, 희토류 없이는 첨단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


중국의 ‘희토류 패권’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 약 60%, 정제·가공 약 90%, 영구자석 85~90%를 차지한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희토류 산업을 전략적으로 보호하고 키워 왔다.
환경 오염이 심해 대부분의 국가가 채굴을 포기하는 사이, 중국은 “희토류는 석유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공급망을 장악했다.

이번에도 중국은 그 우위를 무기화했다.
10월 초, 중국 정부는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발표하며 해외 기업이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할 경우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과 서방국가의 첨단 산업에 대한 전략적 압박 카드였다.



트럼프의 ‘기술 전쟁’에 던져진 변수

트럼프는 재집권 이후 ‘미국 중심 제조 복원’ 정책을 내세우며 중국과의 기술·무역 분리를 가속화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여전히 희토류 정제 기술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내에도 매장지는 있지만, 가공시설이 거의 없다.
결국 중국이 공급을 잠그면 미국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중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의 방산,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희토류가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이유다.


희토류, 산업과 안보의 숨은 뼈대

희토류는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린다.
작은 양으로도 제품의 성능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 모터의 자석은 네오디뮴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미사일 유도 시스템, 스텔스기 레이더, 인공위성의 센서 등 국방 기술에서도 필수 소재다.
이 때문에 미국은 희토류를 단순한 자원이 아닌 ‘안보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의 대책과 한계

트럼프 행정부는 희토류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국내 광산 재가동과 정제 설비 투자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 가 네바다에서 희토류를 채굴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제 과정은 중국에 의존한다.
동맹국인 호주, 캐나다, 일본과의 협력 확대도 진행 중이지만 새로운 공급망이 자리 잡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환경 규제, 지역 주민 반발, 높은 비용이 미국 내 자립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중국 공급망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 기업도 긴장한다

이번 사태는 한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한국은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희토류 사용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산 희토류 소재를 수입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생기면 생산비용이 급등할 수 있다.

한국 제조업은 전기차 모터·로봇·디스플레이·국방 전자에 쓰이는 네오디뮴·디스프로슘 자석 의존도가 특히 높다. 희토류 ‘전체’ 수입의 대중 비중은 47.5%이지만,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88%가 중국 의존이라 병목이 심하다.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네오디뮴·디스프로슘 자석은 대체재가 마땅치 않아,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호주, 베트남 등과 희토류 협력을 확대하며 ‘탈(脫)중국’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중국 공급 의존도가 높다는 현실이 여전히 부담이다.


희토류, 보이지 않는 패권의 무기

이제 희토류는 단순한 금속이 아니다.
그것은 산업과 기술, 군사 패권을 뒤흔드는 보이지 않는 무기가 되었다.
트럼프의 기술 독립 전략이 중국의 희토류 벽에 가로막히면서 세계 경제는 또 한 번 긴장 국면으로 들어섰다.

결국 이 싸움은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심장을 누가 쥐고 있는가”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심장, 바로 희토류가 지금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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