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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늘이 왜 이렇게 예쁘지? … 서울 공기의 반전, 초미세먼지 최저
  • 허재은 동물 & 환경 전문기자
  • 등록 2025-10-24 15: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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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23㎍/㎥ → 2024년 17.6㎍/㎥, 관측 이래 최저
  • 최근 서울 초미세먼지는 1-10㎍/㎥사이, 매우 좋음

서울 광화문의 맑은 가을 하늘 풍경(사진:메인타임스)

서울의 하늘이 눈에 띄게 맑아졌다. 지난 10년간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꾸준히 낮아지며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기 질도 크게 개선된 것이다.
서울시와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연평균 PM2.5 농도는 2015년 약 23㎍/㎥에서 2019년 25㎍/㎥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점차 감소해 2024년에는 17.6㎍/㎥로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5년은 아직 연간 확정 전이지만, 상반기 기준 2024년 수준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 코로나 이전보다 30% 이상 낮아진 농도

2018~2019년만 해도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시민들의 최대 근심 중 하나였다. 매일 아침 미세먼지 예보가 뉴스 첫머리를 장식했고 미세먼지 마스크는 일상용품이 됐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상황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교통 활동의 일시적 축소, 그리고 계절관리제 도입,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건설현장 분진 저감 등의 정책이 동시에 작동하며 공기 질이 빠르게 개선됐다.


 

PM2.5 서울.png


 

서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5~2023년 사이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연평균 약 –4~–5%씩 감소했다. 특히 2021년 19.8㎍/㎥, 2022년 18.0㎍/㎥로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2023년 19.7㎍/㎥로 잠시 반등한 뒤 2024년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서울시가 공기질 개선을 위해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운행제한, 건설현장 비산먼지 관리, 난방용 연료 개선, 사업장 계절관리제 등을 상시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 ‘좋음’ 일수는 늘고 ‘나쁨’은 줄었다

서울시의 2024년 대기질 통계는 그 변화를 수치로 보여준다. 연평균 17.6㎍/㎥라는 기록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해에 서울은 ‘좋음’(15㎍/㎥ 이하) 일수가 176일로 늘어나, 10년 전보다 약 1.5배 많았다. 반면 ‘나쁨 이상’(36㎍/㎥ 초과) 일수는 크게 줄었다.

 

2025년 10월 23일 서울 초미세먼지(PM2.5) 농도

(자료: 서울특별시 대기환경정보)


 


이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환경의 변화를 뜻한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날이 드물어졌고, 봄·가을철 야외활동 제한이 줄어들었다. 시민 건강도 개선됐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세먼지 장기 노출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약 1만 명 수준으로 추정됐지만, 2020년대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환경보건학회지의 2023년 논문(박정현 ,  장용철 ,  이종현)에 의하면 연평균 PM 2.5 농도가 10 ㎍/㎥ 증가할 때, 고령자의 환경성질환(호흡기·순환기 등) 사망 위험은 13.9 % 증가한다고 한다. 이처럼 PM2.5는 입자가 작아 폐포 깊숙이 침투하고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높이기 때문에 최근 수년간의 농도 감소는 시민 건강에 직접적인 긍정 효과를 주고 있다.

 

 

■ 여전히 WHO 기준에는 미달… “이제는 질적 관리의 시대

하지만 서울의 공기질이 완전히 ‘안전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한민국의 환경기준은 연평균 15㎍/㎥로 설정돼 있지만, 2024년 서울의 17.6㎍/㎥는 여전히 이 기준을 넘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권고 기준을 연 5㎍/㎥, 일평균 15㎍/㎥로 대폭 강화했다.
 미국 환경청(EPA) 역시 2024년 초 기준을 연 9㎍/㎥로 낮췄고, 일본 도쿄는 평균 1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은 그보다 여전히 두 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즉, 지난 10년간 양적 감소는 뚜렷했지만, 질적 개선—즉, 미세먼지의 성분과 발생 구조의 변화—는 이제부터의 과제가 된다. 서울시와 환경부가 주목하는 것은 ‘질산염(NO₃⁻)’과 ‘암모늄’ 같은 2차 생성 미세먼지다. 이러한 물질은 자동차 배출가스나 난방용 연료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에서 반응해 만들어지며, 전체 PM2.5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질산염 계열을 줄이기 위해선 단순한 배출량 관리에서 벗어나, 산업·교통·생활 전반의 패턴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중국보다는 좋고 일본보다는 나쁨

최근 국제 비교에서도 서울의 공기 질 개선은 뚜렷하다.
2024년 기준 베이징의 PM2.5 연평균 농도는 약 30.9㎍/㎥로, 서울보다 여전히 1.7배 높다. 중국은 대규모 탈석탄 정책으로 2015년 이후 공기 질이 개선됐지만, 북부 산업지대의 영향이 남아 있다.
반면 일본 도쿄는 약 11.7㎍/㎥,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10㎍/㎥ 내외로 서울보다 낮다. 다만 미국은 산불·기상이변으로 지역 간 변동성이 큰 편이다.
 이들 국가와 비교할 때 서울은 “중국보다 낫고, 일본보다 나쁜”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다.

 

 


■ 전기차의 증가, 집집마다 공기청정기가 이제는 일상

대기질 개선은 산업과 소비행태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전기·수소차 보급, 친환경 보일러 설치, 공사장 저감장치 확대 등이 누적되면서 도심의 오염원 자체가 줄었다.
 시민의식 또한 크게 달라졌다. 2010년대만 해도 마스크 착용이 불편한 ‘의무’였다면, 이제는 공기 질 정보 확인이 아침 일과의 일부가 되었고 실내 공기청정기 가동은 기본 생활습관이 됐다.

대기질 개선은 도시의 경쟁력과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관광재단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방문객의 27%가 “서울의 공기가 생각보다 깨끗했다”고 답했다. 이는 불과 5년 전의 응답률(9%)과 비교해 세 배 늘어난 수치다.

 

 


■ 향후 5년, 목표는 ‘WHO 기준에 근접한 도시’

환경부와 서울시는 질산염 중심의 2차 미세먼지 저감, 난방용 연료의 탈탄소화, 수도권·도시권 차원의 대기관리 협력강화 등을 미세먼지 저감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상시화해 12~3월 고농도 기간에 집중 대응하고, 노후 보일러·트럭 교체 지원, 녹색교통지구 확대 등 장기적 대책을 추진한다.

이제는 미세먼지 저감 속도보다 어떤 성분을 줄이고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관리할지의 ‘질적 전환’이 중요한 시기이다. 

 

 


Tip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https://cleanair.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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