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인회의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13개 출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설문 결과, 김주완의 ‘줬으면 그만이지’(피플파워)와 한강의 ‘소년이 온다’(창비)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발표된 이번 조사는 국가 지도자의 독서와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바란다’ 캠페인의 일환이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이광호)는 약 2주간 온라인으로 설문을 진행, 참여 출판사에 시의성, 공공성, 완성도를 기준으로 차기 대통령에게 추천할 책 2권(자사 출판물 1권, 양서 1권)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총 204권(중복 포함)이 추천되었으며, 상위권에는 다양한 주제와 통찰을 담은 도서들이 이름을 올렸다.
‘줬으면 그만이지’: 김주완 작가가 남강신문·경남도민일보 기자 시절 취재한 김장하 선생의 삶을 다룬 르포로, 인간적 리더십과 지역사회의 가치를 조명해 출판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소년이 온다’: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으로, 역사적 비극 속 인간의 존엄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타 추천작: 강지나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돌베개)는 빈곤 대물림과 복지 사각지대를 분석, 국가적 책임을 촉구하며 주목받았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넥서스’(김영사), 스티븐 레비츠키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어크로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돌베개) 등도 다수 추천되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추천 도서의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민주주의’, ‘세계’, ‘역사’, ‘국가’가 자주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출판계가 차기 대통령에게 민주적 리더십, 시대적 성찰, 그리고 명확한 국가 비전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광호 회장은 “지도자의 독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국민과 시대를 이해하는 핵심 과정”이라며 캠페인의 취지를 강조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추천 도서의 제목, 저자, 주요 내용을 정리한 웹 책자를 제작해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더불어, ‘책 읽는 민주사회를 위한 10대 정책 제안’을 함께 제출하며 독서 문화를 통한 사회적 통합과 민주주의 강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번 설문은 단순한 도서 추천을 넘어, 출판계가 차기 대통령에게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민주주의와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 책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만큼, 차기 지도자의 독서 목록이 국민과의 소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