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기네스 레코드 SNS 캡쳐
“영국의 장수 여왕, 에델 케이터햄 116번째 생일 맞아”
영국 서리에 거주하는 에델 케이터햄이 오늘 116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녀는 지난 4월 30일, 국제 장수 연구단체 롱제비퀘스트(Longevity Quest)가 그녀의 나이를 115세 252일로 공식 확인한 이후 세계 최고령 여성으로 기록되었다. 동시에 역대 영국인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지난 4월, 케이터햄은 샬럿 휴즈(1877~1993)가 보유했던 영국 최장수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이정표를 맞이하며 특별한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주인공이 되었다.
케이터햄은 1909년 8월 21일, 햄프셔주 십턴 벨린저에서 태어났다. 여덟 남매 중 막내였던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기개를 보였다. 가족 중에서도 장수의 유전은 이어졌는데, 여동생 글래디스 바빌라스 역시 104세까지 생을 이어갔다.
10대 후반에 모험심을 품은 케이터햄은 인도로 향했다. 1927년, 혼자 배를 타고 3주간 항해해 도착한 그곳에서 영국인 가정의 유모로 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젊은 여성이 홀로 대륙을 건너는 일은 드문 선택이었기에 그녀의 도전은 화제를 모았다.
1931년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녀는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훗날 남편이 되는 노먼 케이터햄 소령이었다. 그는 왕립 육군에서 복무하며 중령까지 진급했고, 두 사람은 1933년 솔즈베리 대성당에서 결혼했다. 이곳은 노먼이 어린 시절 합창단원으로 활동했던 특별한 장소였다.
결혼 후 노먼이 홍콩으로 파견되면서 케이터햄은 다시 해외 생활을 이어갔다. 그녀는 현지 아이들과 영국인 자녀들을 위한 보육원을 세우며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전쟁과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가정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그녀의 삶은 주변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었다.
월드 기네스 레코드 SNS 캡쳐
가족의 희로애락, 그러나 이어지는 세대
부부는 영국으로 돌아와 서리에 정착했고 두 딸, 젬과 앤을 낳았다. 그러나 삶은 기쁨만큼이나 슬픔도 안겨주었다. 1976년, 남편 노먼이 세상을 떠났고 두 딸 역시 어머니보다 먼저 생을 마쳤다. 젬은 2000년대 초에, 앤은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케이터햄의 가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녀는 현재 세 명의 손녀와 다섯 명의 증손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생일을 맞았다. 오늘 역시 그들의 곁에서 따뜻한 축하를 받고 있다.
언론이 장수 비결을 묻자 케이터햄은 이렇게 답했다. “어떤 기회든 ‘예’라고 말하세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모든 것을 적당히 하세요.”
단순하지만 깊은 철학이 담긴 이 조언은 한 세기를 살아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110세의 나이로 감염되었지만 회복해 생존자 중 최고령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에델 케이터햄은 1909년에 태어난 마지막 인물로 알려졌다. 그녀가 살아온 시간은 곧 현대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영국 제국의 전성기와 쇠락, 두 차례의 세계대전, 산업화와 디지털 혁명까지, 그녀의 눈은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다리였다.
오늘 116번째 생일을 맞은 케이터햄은 여전히 세계인의 관심을 받으며 살아 있는 역사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