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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기만 하면 떨어진다… 금 값 하루 만에 12년 만의 최대 폭락
  • 전소연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10-22 08: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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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 만의 최대 하락, 하루 새 6% 증발한 금값
  • 고점 찍고 바로 추락… 귀금속 시장 전체 충격
  • 차익 실현, 달러 강세, 리스크 완화가 불러온 하락


내가 사기만 하면 떨어진다… 금 값 대폭락

단 하루 만에 12년 만의 최대 폭락, 안전자산의 상징 ‘금’ 흔들리다

국제 금 시세가 하루 만에 12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올해 내내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금값이 불과 하루 만에 6%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내가 사면 떨어진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익실현 매물, 달러 강세, 지정학 리스크 완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조정장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록적 고점 찍은 뒤 하루 만에 급락

2025년 10월 21일(현지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4,381달러에서 4,082달러로 떨어지며 6.3% 급락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금 가격이 순식간에 무너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으로 과열된 시장이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은(銀) 역시 동반 하락하면서 귀금속 시장 전반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급락의 배경, 여러 요인이 겹쳤다

금값 하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차익실현 매도세였다. 최근 몇 달간 이어진 상승세로 큰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화됐다. 여기에 미국 달러가 강세로 전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상대적 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역시 중요한 변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완화되고, 중동 지역 긴장이 다소 진정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수요가 줄었다. 또 장기간 급등세를 보이면서 기술적 지표가 과열 상태에 진입해 있었고,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세와 단기 투기성 자금이 빠르게 이탈했다.


투자자들 혼란, “금도 믿을 수 없다”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불리던 금이 흔들리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금을 매수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해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금이 이렇게 흔들릴 줄 몰랐다”, “내가 사면 떨어진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심리적 충격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기 조정인지, 본격적인 하락 전환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HSBC는 “이번 급락은 과열을 식히는 조정”이라며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이어지는 만큼 장기적으로 금 가격이 2026년에는 온스당 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월가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급락은 버블 붕괴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몇 달간 급등세를 이끌었던 개인 투자자와 펀드의 투기성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향후 2~3주, 금 시장의 분수령

전문가들은 향후 2~3주가 금값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 미·중 무역협상 진전 여부, 그리고 달러 강세가 향후 금 시세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만약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경우 금값 반등의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경기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면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에게 주는 교훈

이번 금값 폭락은 ‘안전자산’이라도 과열 뒤에는 반드시 조정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단기적 투기 심리에 휘둘리기보다, 투자 목적과 기간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금을 포트폴리오의 일부로서 장기적 분산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


흔들리는 안전자산, 냉정한 현실

금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자산 중 하나이지만, 이번 사태는 “금도 결국 시장의 일부”라는 냉정한 교훈을 남겼다. 급등의 뒤에는 급락이, 안도감 뒤에는 경계심이 따라온다. 단기적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시장의 구조와 리스크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투자자의 자세임을 이번 폭락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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