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꼰대’로 불리며 세대 갈등의 중심에 섰던 40~60대. 대한민국의 권력은 2030이 꿈꾸는 이상에서 태동하지만, 정치, 경제, 소비, 문화, 기술,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이 기획은 4060을 단순히 ‘과거에 머문 세대’가 아닌 이제는 말해야 한다. 진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하여. |
소비의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다. 프리미엄 식품, 명품, 건강기능식품, 여행, 고급 취미, 그리고 자녀 교육과 노후 자산까지—‘돈이 흐르는’ 모든 영역에는 4060의 결정과 구매가 자리 잡고 있다.
예전에는 중장년층의 소비가 ‘절약’이나 ‘부양’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자기 삶에 대한 투자’로 변화하고 있다. 4060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삶의 질과 방향을 고려하는 전략적 소비자로 진화했다.
이영진 씨(58)는 매주 프리미엄 식품관을 찾는다. “이제는 성분과 원산지, 브랜드 가치까지 꼼꼼히 따져요. 건강과 만족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야 하죠.”
단순한 가격 비교보다는 ‘이 소비가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를 기준 삼는다. 소비의 기준이 가성비에서 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통계청 가계지출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소비지출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50대(월 385만 원)다. 60대 역시 40대보다 높은 소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소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건강 관련 지출 : 기능성 식품, 정기 건강검진, 운동·골프 등 고급 헬스 프로그램
취미/문화 지출 : 클래식 공연, 미술관 관람, 테마 여행
프리미엄 소비 : 명품, 고급 가전, 고성능 스마트폰, 하이엔드 가구
디지털 소비 확장 : 유튜브, 네이버쇼핑, 모바일 결제 등 적극 활용
특히 명품 소비에 있어 중장년층의 기여도는 눈에 띈다.
2024년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중 50대 이상이 차지한 비율은 평균 48%에 달했다.
4060은 이제 더 이상 오프라인에만 머무는 소비자가 아니다.
디지털에 적응하고, 자신만의 속도로 디지털 소비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유튜브 : 중장년 여성 대상 콘텐츠는 건강, 요리, 생활 꿀팁 중심으로 수십만 조회 수 기록
라이브커머스 : 품질 설명이 충분한 콘텐츠에 대해 높은 구매 전환율
스마트폰 쇼핑 : 대부분 ‘검색 → 비교 → 구매’ 루틴 정착
인플루언서 협회의 주성균 대표는 “4060은 구매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이탈률이 낮습니다. 한 번 신뢰하면 오래가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명품 브랜드와 프리미엄 식품업체, 여행사, 홈케어 기업 등은 주요 마케팅 타깃을 '액티브 시니어' 혹은 '중년 고정 고객층'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브랜드 론칭 행사에 50대 이상 인플루언서를 초청하거나, 매장 디자인을 중장년 취향에 맞추는 등 디자인과 메시지, 접근 방식 자체가 4060 중심으로 이동 중이다.
한 여행사는 50대 전용 유럽 패키지를 출시해 조기 마감을 해서 화제가 되었고,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는 갱년기 전후 피부에 특화된 제품 라인을 선보이며 매출 상승을 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4050전용관' 확대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주성균 대표는 말한다:
“4060은 생애 주기상 가장 복합적인 소비자입니다. 부모이자 자녀이며, 조직의 리더이자 소비자, 돌봄 제공자이자 자기 자신을 위한 소비자죠. 따라서 그들의 소비는 단순한 구매를 넘어, 삶 전체를 표현하고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주 대료가 강조한 것처럼, 이들은 단순한 경제 참여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 소비문화의 가치 방향을 이끄는 핵심 세대다.
MZ세대가 트렌드를 만들고 ‘이야기’를 장식할 때,
그 트렌드를 지탱하고 확산시키는 자금의 흐름은 4060에서 나온다.
‘조용한 큰손’이 아니라, 가장 전략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자로서의 중장년이다.
브랜드, 정책, 유통, 콘텐츠 모두 이제 그들을 외면할 수 없다.
대한민국 소비의 중심, 그 왕좌는 지금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4060이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