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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의 부활, 중심에 선 건 4060세대였다
  • 나한이 기자
  • 등록 2025-04-06 10:32:23
  • 수정 2025-04-06 10: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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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읽지 않는다, 이젠 함께 읽는다…4060이 책으로 돌아오는 이유
  • 자기계발을 넘어서…4060, 인문독서로 향하다

대표적인 독서모임 트레바리 SNS 갈무리

조용한 열풍, 다시 책으로 모이다


4060세대가 독서모임에 빠지는 이유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일이 이렇게 깊은 위안이 될 줄 몰랐어요.”
– 서울 서초구 독서모임 참가자 이모 씨(56)



지금 대한민국에는 조용한 ‘책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주요 서점들의 오프라인 모임 신청이 활발해졌고,
동네 도서관, 카페,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독서모임이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MZ세대가 이끄는 북클럽도 화제지만,
이 흐름의 진짜 중심에는 4060세대, 중장년 독자들이 있다.




“조용히, 깊게, 함께” — 달라진 독서의 풍경


과거 독서는 개인적인 활동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책을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며, 삶의 언어로 전환하는 공동체적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특히 4060세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인문 북클럽은
50~60대 회원 비율이 70%를 넘는다.


“이 나이가 되니, 삶의 질문이 더 무겁게 다가와요.
혼자서는 풀기 힘든 생각을, 책을 매개로 나누게 되더라고요.”
– 김선정(63), 은퇴 후 독서모임 리더




왜 지금, 왜 이 나이에 ‘독서모임’인가?


🔹 1. 새로운 관계를 찾는 시기

퇴직 후 혹은 자녀 독립 이후,
중장년층은 일 중심의 관계에서 벗어난 뒤의 ‘공허함’을 겪는다.
독서모임은 부담 없는 관계망이며,
감정의 깊이를 공유할 수 있는 드문 공간이 된다.


🔹 2. 깊은 질문을 품게 되는 인생의 국면

40~60대는 삶의 재해석기다.
경력과 관계, 건강, 미래 등 복합적 변화 속에서
삶을 조망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고,
그 언어를 책과 대화에서 찾는다.


“이젠 자기계발서보다 시와 인문학이 더 와닿아요.”
– 강모 씨(51), 문학독서회 참가자


🔹 3. 실용에서 사유로, 콘텐츠 소비 방식의 전환

넷플릭스, 유튜브 중심의 피로감 속에서
중장년층은 보다 느리고 깊은 콘텐츠를 재발견하고 있다.
‘정보’가 아닌 ‘맥락’과 ‘감정’을 중시하는 독서모임은
심리적 충전의 통로로 작용한다.




수치로 보는 독서모임의 성장

  • 교보문고 “책모임 플랫폼 ‘톡소다’ 중 45~60세 이용자 비중이 48%”

  • 서울시립도서관 4060세대 대상 독서회 연간 20% 이상 증가

  • 네이버 카페 기준 ‘4060 독서모임’ 키워드 검색량 1년 새 2.4배 증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제 달라졌다


과거엔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었다.
지금 4060세대가 책을 읽는 이유는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기획하기 위한 ‘언어’를 찾기 위해서
다.

책은 이제 ‘도구’가 아니라
관계, 성찰, 공동체의 중심에 선 매개체다.




전문가의 시선: “독서모임은 새로운 커뮤니티 생태계”


북튜버이자 성신여대 겸임교수인 이시한 교수는 말한다:

“독서모임은 중장년층에게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닙니다.
자기 정체성의 회복과 세대 간 연결,
그리고 ‘나이 듦’을 긍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공동체입니다.”


그는 4060세대 독서모임이 한국의 커뮤니티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한다.




독서는 다시, 삶의 중심이 된다


4060세대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중심을 움직이는 주체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소리 없이 책으로 돌아가고 있다.

화려하지 않아도, 자극적이지 않아도
깊고 단단한 변화는 책을 매개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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