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유빈(대한항공)-임종훈(한국거래소) 조가 13일 홍콩 콜리세움에서 열린 WTT 파이널스 홍콩 2025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게임 스코어 3-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WTT 파이널스는 10~14일 홍콩 콜리세움에서 치러지는 시즌 최종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스코어는 3-0이었지만, 첫 게임부터 칼날이 오갔다. 임종훈-신유빈은 1게임을 11-9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2게임 11-8로 간격을 벌린 뒤 3게임 11-6으로 매듭을 지었다. ‘남녀 단식 세계 1위 조합’으로 불리는 왕추친-쑨잉사를 상대로, 한국이 먼저 속도를 쥐고 끝까지 놓지 않은 결승이었다.

정상 등극의 발판은 준결승에서 이미 깔렸다. 임종훈-신유빈은 ‘세계 1위’ 린스둥-콰이만 조를 상대로 1게임을 내줬지만, 2게임을 11-6으로 되받아친 뒤 3게임을 11-2로 압도했다. 4게임은 듀스 접전 끝 14-12로 끊어냈다. 세트 스코어 3-1(6-11, 11-6, 11-2, 14-12). 마지막 한 점까지 흔들리지 않은 집중력이 결승 티켓을 끊었다.
홍콩 현지에선 혼합복식 자체의 열기가 크게 달아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조별리그에선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가 왕추친-쑨잉사에게 3-2로 석패하며 ‘이변 직전’까지 몰고 가는 등, 혼복 무대가 이번 대회 최대 흥행 카드로 떠올랐다. 이 분위기 한가운데서 임종훈-신유빈이 결승까지 치고 올라가 ‘끝장을 본’ 장면은, 현지에서도 임팩트가 클 수밖에 없었다.

결승은 결국 “누가 먼저 리듬을 잡느냐” 싸움이었다. 임종훈의 왼손 공격이 전면에서 압박을 만들고, 신유빈이 리시브와 연결에서 흐름을 끊기지 않게 묶었다. 1게임 11-9의 ‘한 점’이 경기의 방향을 바꿨고, 2·3게임은 한국이 속도와 완급을 더 정확히 설계했다. 왕중왕전 결승에서 3-0. 숫자보다 무서운 메시지를 남긴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