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세대, 반려동물과 함께하기 가장 좋은 시기
40대 이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외로움의 보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최근의 4060세대들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이유로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고 있다. 요즘 4060들은 여전히 20,30대 못지않게 활동적이고 감수성이 넘치며, 지식이나 사상도 20,30대보다 더욱 진보적이고 진취적이다. 그래서 이들은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통해 자기들의 삶을 더욱 다채롭고 풍요로운 만들고자 한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조미정(53) 씨는 말한다. “혼자 조용히 커피 마시던 아침에, 이젠 고양이랑 창밖을 같이 바라보는 시간이 생겼어요. 아이들도 다 컸고, 이젠 나를 위해 에너지를 쓸 수 있는 나이라서요. 외롭기보단 오히려 같이 살아가는 기쁨이 더 커요.” 이처럼 4060세대는 ‘삶을 더 잘 누리기 위한 선택’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있다. 이들은 동물과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과의 연결을 새롭게 체험하며, 단순한 ‘돌봄’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철학적 실천까지 확장해간다.
자연과 함께하는 윤리적 삶의 실천, 유기동물 입양
특히 유기동물* 입양은 많은 4060 보호자들에게 ‘의미 있는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보호소에서 새로운 삶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입양함으로써 버려진 생명을 품고, 자연을 되살리는 윤리적 삶을 실천하는 것이다. 정재훈(59) 씨는 퇴직 후 유기견 두 마리를 입양해 매일 산책하며 자연 관찰 일지를 쓰는 중이다. “강아지들과 함께 걷다 보면 계절의 변화, 꽃 피는 순서, 바람의 냄새까지 새롭게 느껴져요. 이 친구들이 나를 자연 안으로 데려다 줬죠.”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야말로 반려동물을 돌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세대라고 말한다. 경제적·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발적 책임감을 가지고, 생명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40대 이후는 단지 인생의 내리막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위한 시간’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시작점이다. 반려동물은 그런 삶에 더 깊은 의미와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반려동물은 더 이상 ‘외로운 사람의 친구’가 아니다. 반려동물은 생명을 선택한 사람의 당당한 동반자다.
* 2023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의 총 수는 113,072마리이다.
- 개: 80,467마리 (전체 유기동물의 약 71.2%)
- 고양이: 30,889마리 (약 27.3%)
- 기타 동물(토끼, 햄스터 등): 1,716마리 (약 1.5%)
📌 Tip: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의 대표적인 장점
1. 정서적 안정과 외로움 해소
은퇴, 자녀 독립 등으로 생기는 정서적 공백을 채워줍니다.
반려동물은 매일의 대화 상대가 되어주며, 무조건적인 애정을 줍니다.
말 못 해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존재죠.
2.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
반려동물의 식사, 산책, 건강 관리를 챙기면서 자연스럽게 일상 루틴이 생깁니다.
이러한 일상적인 ‘돌봄’은 두뇌 활성화와 인지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3. 활동성과 신체 건강 증진
특히 강아지와 함께하는 경우 산책 습관이 생기면서 자연스러운 운동이 됩니다.
활동량이 늘면 관절 건강, 심폐 기능, 체중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4. 삶의 목적과 책임감
매일 돌봐야 할 존재가 있다는 것은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4060세대의 무기력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어떤 사료를 줄까?”, “이름표를 바꿔줄까?” 등 소소한 결정들이 삶의 활력이 되죠.
5. 심장 건강에도 긍정적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감소, 혈압 안정 등에 도움이 됩니다. 고양이를 쓰다듬거나 개와 놀아주는 행위는 마음과 몸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6. 사회적 교류 기회 제공
공원 산책, 동물 병원, 커뮤니티 모임 등을 통해 또래 보호자들과의 관계가 생깁니다.
외부 활동과 인간관계 유지는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동물 & 환경 전문 기자 허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