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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맨체스터 더비 2-0 완승…상상치 못한 캐릭의 완벽한 출발
  • 차지원 스포츠 전문기자
  • 등록 2026-01-18 13: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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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환 한 번에 판이 갈렸다: 맨유의 설계, 시티의 무딤
  • 영국 언론이 꽂힌 키워드: “이게 우리의 일상이어야 한다”
  • 과르디올라 책임론 재점화: 패배가 남긴 소음과 현실


캐릭의 ‘첫 단추’는 완벽했다…맨유, 맨체스터 더비서 맨시티 2-0 완파

맨체스터 더비의 공기는 늘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이날만큼은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2-0으로 눌렀고, 무엇보다 마이클 캐릭 체제의 첫 경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모양새로 끝났다. 전광판의 스코어가 오히려 점잖아 보일 정도였다.


“이게 맨유다”라는 오래된 감각…단단한 블록, 날카로운 역습

경기 내용은 단순한 승리를 넘어 ‘복원’에 가까웠다. 맨유는 무작정 라인을 올려 맞불을 놓기보다, 조직적인 수비 블록과 전환(트랜지션)으로 시티의 점유를 유도한 뒤,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려 찔렀다. 후반 65분 브라이언 음뵈모의 선제골, 76분 패트릭 도르구의 추가골은 그 설계가 그대로 열매를 맺은 장면이었다.

로이터는 맨유가 3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고, 시티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점수 차가 더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시티의 유효 슈팅이 극히 제한됐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영국 현지 언론 반응 “캐릭, ‘정상(正常)’을 기준으로 만들겠다”

영국 언론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승리’ 자체보다 캐릭이 던진 문장이었다. 가디언은 캐릭이 더비 승리 뒤 “이런 경기력이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일상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즉, 오늘이 끝이 아니라 내일의 기본값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말은 축구에서 가장 어렵고, 그래서 가장 중요하다. 강팀은 한두 번 이기는 팀이 아니라, 이기는 날이 ‘평소’인 팀이다. 캐릭이 첫 경기부터 ‘감동’ 대신 ‘기준’을 말한 건, 영국 언론이 ‘완벽한 출발’ 그 이상으로 해석한 이유다.


과르디올라 “에너지가 부족했고, 더 나은 팀이 이겼다”…달롯 VAR도 언급

패장 펩 과르디올라도 변명을 길게 하지 않았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는 경기 후 “에너지가 부족했다”는 취지로 아쉬움을 인정했고, 전반 디오고 달롯의 거친 태클 장면이 퇴장감이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다만 결과의 핑계로 삼진 않았다).

가디언 역시 과르디올라가 “오늘은 상대가 더 나았다”는 뉘앙스로 패배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패배 자체보다 더 뼈아픈 건, 시티가 ‘자기 축구’를 펼치는 동안 결정적인 찌르기와 마무리의 날이 무뎠다는 점이다.



‘경질설’까지?…소음은 커졌지만, 당장 ‘현실’로 보긴 이르다

경기 직후 영국 축구판 특유의 과열된 논평이 빠르게 돌았다. 일부 패널·칼럼 쪽에선 “이 흐름이 이어지면 과르디올라의 미래가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식의 관측도 나왔다. 

다만 여기서 선을 그어야 한다. 구단 차원의 ‘경질 움직임’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르디올라는 2024년 11월 2027년까지 계약 연장을 공식 발표했고, 최소한 계약 구조만 놓고 보면 ‘즉각 경질’이 메인 시나리오가 되긴 어렵다.

지금의 ‘경질설’은 결과가 나쁘면 커지는 영국식 여론의 파도에 가깝다. 하지만 그 파도가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0-2가 단순한 1패가 아니라 우승 레이스·권력 구도에 금을 낸 패배로 받아들여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캐릭의 숙제: “더비의 열기”를 “리그의 습관”으로

캐릭에게 진짜 시험지는 이제부터다. 더비는 감정이 팀을 밀어 올리지만, 리그는 감정이 아니라 습관과 체력, 반복되는 디테일이 승점을 만든다. 캐릭이 말한 일상의 기준”이 정확히 그 지점이다.

다음 경기에서 같은 강도와 같은 집중도를 또 보여준다면, 영국 언론의 논조는 ‘완벽한 시작’에서 ‘정식 체제 논의’로 훨씬 빠르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한 번 미끄러지면, 더비의 환호는 곧장 “역시 더비는 더비일 뿐”이라는 냉소로 바뀐다. 이 잔인한 롤러코스터가 프리미어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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