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시즌2를 무협으로 번역하면, 이건 요리 예능이 아니라 강호 비무대입니다.
칼은 검이 되고, 불은 내공이 되고, 간은 심법이 됩니다. 한 입은 승패를 가르는 “일격”이죠. 흑백요리사의 서사를 무협지의 클리셰로 바꿔서 비유해 보는 시리즈 두 번째 편입니다.

후덕죽 | 태상중화장로, “불의 호흡으로 판을 끝까지 끓여내는 장로.”
후덕죽은 무협에서 태상장로(太上長老) 계열입니다. 젊은 고수들이 칼자랑을 할 때, 한 숟갈로 “아직 멀었네”를 말하는 사람이죠.
그가 등장하면 관객이 먼저 안심합니다. 강호에 이런 원로가 한 명쯤 있어야, 비무가 ‘쇼’가 아니라 전통이 되거든요.
이 캐릭터의 무공은 후덕한 내공입니다. 남들은 불꽃으로 승부하지만, 그는 화력의 호흡으로 이깁니다.
맛을 한 번에 꽂지 않고, 천천히 쌓아 올립니다.
무림으로 치면 ‘빠른 검’이 아니라 묵직한 권법이에요. 맞을 때는 늦게 오는데, 맞고 나면 오래 갑니다.
하지만 이 유형의 심마도 분명합니다. 강호는 늘 “새로운 것”에 더 큰 박수를 보내죠.
원로의 정공법은 때때로 ‘올드하다’는 평가로 비켜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후덕죽은 매번 같은 걸로 새롭게 이겨야 합니다. 전통이 낡음이 아니라 축적이라는 것을, 숟갈로 증명해야 합니다.
별호는 태상중화장로. 주무공은 화후지배웍권법입니다. 호통 없이도 판을 장악하는, 강호의 ‘기준선’입니다.

손종원 | 정파의 쌍문일성검, “품격이라는 갑옷을 입은 고수”
손종원은 정파가 자랑하는 ‘교과서형’ 고수로 그려집니다.
동작이 반듯하고, 칼날이 곧고, 자세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무협에서 이런 인물은 강호의 기준선을 만들어 줍니다. “정파의 검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기준이죠.
그의 요리는 ‘기술을 과시하는 요리’라기보다 품격을 유지하는 요리로 비유하기 좋습니다. 과장된 연막보다, 정공법의 묵직함. 그래서 재야 고수와 붙으면 서사가 커집니다.
정파의 간판이 흔들릴지, 재야의 칼이 증명될지. 관객이 숨을 삼키는 구도가 여기서 나옵니다.
별호는 쌍문일성검. 주무공은 풍격정파 검술입니다. 두 개의 별이 떠 있는 칼, 흔들리지 않는 정파의 표준입니다.

선재스님 | 선문 공양검선, “강호를 수행으로 바라본다”
선재스님은 무협에서 선문(禪門) 계열입니다. 칼을 휘두르러 온 게 아니라, 판 자체의 ‘기(氣)’를 가라앉히러 온 사람.
강호 비무대에 스님이 등장하는 순간, 주변 소음이 잠깐 줄어듭니다. 다들 본능적으로 알거든요. 이건 기술 싸움이 아니라 마음가짐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요.
이 캐릭터의 무공은 비움입니다. 남들이 재료를 더 얹을 때, 스님은 오히려 덜어냅니다.
화려한 장식 대신, 재료가 가진 본래의 결을 끝까지 살려내죠.
무림으로 치면 일격필살이 아니라 공양검(供養劍)입니다. 상대를 베지 않고, 먹는 사람을 살리는 검.
하지만 승부가 빠르게 요동칠수록, 선문은 ‘밋밋하다’는 오해를 받기 쉽습니다. 강호는 원래 자극적인 무공에 환호하니까요. 그래서 스님은 매 판마다 증명해야 합니다. 담백함이 약함이 아니라는 것을.
별호는 선문 공양검선입니다. 주무공은 공양청정심법(供養淸淨心法)과 장독대 발효내공 두 가지가 있습니다. 비무장에서는 가장 조용한데, 묘하게 오래 남는 칼입니다.

임성근 | 전장장군검, 팀전에서 판을 읽고 몰아치는 ‘전장형’ 고수
임성근은 비무장이 ‘개인전’으로만 흘러갈 때, 갑자기 전장의 공기를 가져오는 인물입니다.
혼자 강한 것과, 전투를 이기는 것은 다릅니다. 임성근은 후자에 가까운 장군형 고수로 읽힙니다.
그의 강점은 현장감입니다. 제한시간, 제한재료, 팀의 동선, 상대의 허점. 이런 걸 동시에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무협으로 치면 병법입니다.
그래서 그가 누군가와 손을 잡는 순간, 그 조합은 기술이 아니라 “진형”이 됩니다. 함께 움직이면 판 자체가 단단해져요.
별호는 전장장군검(戰場將軍劍). 주무공은 전통정공 병법입니다. 싸움판을 한 번이라도 이겨본 자의 칼입니다.

정호영 | 유랑검객, 분위기·속도·동료 버프까지 챙기는 “전투 운영형”
정호영은 강호에서 흔치 않은 타입입니다. 칼만 강한 게 아니라, 비무장 안의 분위기까지 읽습니다.
무협에서 유랑검객은 늘 바쁘죠. 여러 문파를 지나며 기술을 섞고, 현장감으로 살아남습니다. 정호영은 그런 결의 캐릭터입니다.
그의 특성은 ‘정리’에 있습니다. 우왕좌왕하는 판을 정리하고, 팀의 리듬을 세우고, 급할수록 기본기로 돌아가는 능력.
이런 사람은 평소에는 가볍게 보일 수 있는데, 판이 꼬이면 갑자기 무서워집니다. 유랑검객이 원래 그렇거든요.
별호는 유랑검객이고, 주무공은 현장대응 전술검입니다. 떠돌아도 길을 잃지 않는 칼입니다.

샘킴 | 온화협객, 부드럽게 들어가 단단하게 박힌다
샘킴은 무협의 ‘호감형 강자’입니다. 말투가 부드럽고 표정이 온화한데, 칼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협객은 강호에서 의외로 무섭습니다. 상대가 방심하는 순간, 정확한 일격이 들어오니까요.
그의 무공은 꾸밈이 적은 정공법으로 그려집니다. “이걸로 될까?” 싶은 단순함이, 막상 맞으면 제일 아픈 형태.
그래서 누군가와 붙였을 때 서사가 좋아요. 특히 유랑검객 정호영 같은 ‘운영형’과 붙이면,
한쪽은 흐름을 잡고, 한쪽은 정공으로 눌러버리는 그림이 나옵니다.
별호는 온화협객(溫和俠客). 주무공은 정직직진검으로 웃지만, 빈틈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