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세대 남성들이 조용히 건강 위기를 맞고 있다. 바로 '남성 갱년기' 때문이다. 여성 갱년기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남성 갱년기는 중년 이후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겪게 되는 현상이다. 보통 만 40세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서 50대 전후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에너지 저하, 근육량 감소, 복부 비만, 성욕 저하, 무기력, 불면, 우울감 등이다. 하지만 이를 '노화니까 어쩔 수 없다'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여성처럼 급격한 호르몬 변화보다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조용한 갱년기"로 불리기도 한다.
약보다 습관, 근육보다 건강 루틴이 우선
전문가들은 남성 갱년기야말로 '생활 습관병'에 가깝다고 말한다. 운동,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관리가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남성 갱년기는 특별한 치료약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훨씬 중요합니다. 근력 운동은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자극하는 최고의 방법이고, 영양 섭취와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조절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특히 근육량이 줄고 지방이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만큼, 주 2~3회 이상 근력 운동은 필수 처방이다.
선진국은 이미 '남성 갱년기 관리 프로그램' 운영
해외 선진국들은 남성 갱년기를 '중년 남성 건강 관리 이슈'로 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 | 주요 관리 프로그램 | 특징 |
영국 | 남성건강센터(Men’s Health Clinic)운영 | 무료 건강상담, 호르몬 검사 지원, 식단·운동 가이드 |
일본 | 남성 갱년기 전문 외래 운영 | 'LOH 증후군(남성호르몬 결핍)' 진료 확대, 직장 건강검진 포함 |
독일 | 건강검진 패키지 내 테스토스테론 검사 지원 | 보험 적용 확대 |
미국 | 피트니스·헬스 케어 기업 중심 프로그램 | 테스토스테론 관리 앱, PT 맞춤 프로그램, 영양 상담 패키지 |
특히 미국에서는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피트니스 센터가 중년 남성 대상 '갱년기 맞춤 헬스 루틴'을 상품화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 확인 앱 서비스, 식단 관리, PT 프로그램, 명상 및 멘탈 케어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제공된다.
일본은 직장 건강검진 항목에 남성호르몬 검사를 포함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무료 건강 강좌와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의 남성 갱년기 정책은 아직 걸음마 단계
한국은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남성 갱년기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공공 영역의 건강관리 시스템은 미흡한 편이다.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남성 갱년기를 위한 직접적인 혜택이나 지원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다만 보건복지부에서 남성 갱년기로 인한 우울감이나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공공 보건 차원에서 남성 갱년기를 조기에 관리할 수 있는 건강검진 항목 확대와 상담 프로그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헬스케어 & 건강 전문 기자 김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