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캡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트루스소셜)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를 영장류(원숭이·유인원)로 합성한 장면이 포함된 영상을 공유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백악관은 초기엔 논란을 “가짜 분노”로 치부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까지 “인종차별적”이라는 공개 비판이 확산되자 “직원이 실수로 올렸다”는 해명으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약 1분 분량의 영상으로, 2020년 대선과 관련한 부정선거 주장을 반복하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다만 영상 말미에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영장류 신체에 합성한 듯한 장면이 포함돼 있었고, 외신들은 AI(인공지능) 합성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흑인을 원숭이에 비유’…오래된 비인간화 인종차별의 상징
흑인을 원숭이·유인원에 비유하는 표현은 미국과 유럽에서 수세기 동안 반복돼 온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상징으로 꼽힌다. 흑인을 ‘덜 문명화된 존재’로 규정해 인간성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고, 노예제·식민주의 시기에는 흑인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정당화하는 도구로도 작동했다. 오늘날에도 스포츠 경기장이나 온라인에서 이 같은 비유가 등장하면 ‘명백한 인종혐오 표현’으로 규정돼 강한 사회적 제재와 법적·제도적 징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X 캡쳐
비판이 커지자 백악관의 첫 반응은 방어였다.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영상이 “인터넷 밈 영상”의 일부이며, 트럼프를 ‘정글의 왕’으로, 민주당 인사들을 ‘라이온 킹’ 캐릭터처럼 그린 영상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짜 분노를 멈추고 미국인에게 실제로 중요한 일을 보도하라”는 메시지로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게시물은 삭제됐다. 이후 백악관은 “직원이 잘못 올렸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측 인사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 사전에 영상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공화당 내부의 공개 반발이 있었다. 공화당 팀 스콧 상원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강하게 문제 삼으며 삭제를 촉구했고, 다른 공화당 인사들 역시 “의도든 실수든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비판에 가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와 시민단체들도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