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제공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2월 6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그런데 한국의 체감 온도는 유난히 낮다. “전 국민이 같이 보는 이벤트”가 “관심 있는 사람만 찾아보는 콘텐츠”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인기 하락이 아니라, 중계 구조·시청 습관·스타 서사·광고 시장·올림픽 자체의 미디어 전략이 동시에 흔들리며 생긴 결과다.
이번 대회는 JTBC 단독 중계로 굳어지며, 지상파 3사와의 재판매 협상이 결렬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문제는 “중계를 한다/안 한다”가 아니라 도달 범위다. 한국에는 올림픽처럼 국민적 관심 행사를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보편적 시청권 제도가 있고, 올림픽은 대표적인 대상 행사로 분류돼 왔다.
시청자 입장에선 “어디서 봐야 하는지”부터 복잡해지면 관심이 급격히 꺼진다. 스포츠는 ‘검색해서 찾아가는 순간’ 이미 대중 이벤트가 아닌, 팬덤 콘텐츠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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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개최는 한국 기준으로 심야·새벽 시청 비중을 키운다. 생중계가 어렵다면 대중은 자연스럽게 짧은 요약(하이라이트·숏폼)으로 이동한다.
이 흐름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IOC는 올림픽을 “TV 중심”에서 “디지털·소셜 중심”으로 끌어가고 있고, 밀라노-코르티나 대회 역시 젊은 층의 단편 소비를 겨냥한 미디어 변화가 강조된다.
한국의 올림픽 열기는 대개 “국민 스타”와 함께 폭발했다. 동계는 종목 특성상 룰 진입 장벽이 있고, 선수·라이벌·서사가 맞물릴 때 대중 파급력이 커진다.
반대로, 눈에 띄는 ‘원톱 서사’가 약하면 관심은 종목별로 잘게 분산된다. 실제로 한국은 대회 초반부터 쇼트트랙 등 특정 종목에 집중 조명이 모이는 전형적인 패턴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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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권료가 높아지고 광고 시장이 둔화되면, 방송사는 대대적인 특집 편성에 조심스러워진다.
최근 보도에서 JTBC의 올림픽(및 주요 스포츠) 중계권 관련 비용이 최소 5,000억~최대 7,00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재판매 협상 과정의 금액 요구 정황도 보도됐다.
이런 구조에서는 “올림픽을 크게 띄워서 전국민을 끌어모은다”가 아니라, “손익을 맞추기 위해 확실한 경기만 잡는다”로 전략이 바뀐다. 결과적으로 대회 전체가 조용해 보일 수밖에 없다.
시청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올림픽을 아예 안 보는 건 아니다. 다만 보는 경로가 바뀌었고, 그 변화는 통계에도 반영된다.
IOC는 도쿄 2020에서 디지털 시청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히며, 올림픽 소비가 TV만으로 측정되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파리 2024 마케팅 리포트 역시 TV·디지털·소셜을 합친 “총 도달”을 강조한다.
즉, 과거엔 “거실 TV의 전국 동시 시청”이 열기의 증거였지만, 지금은 “짧은 영상·클립·선수 개인 콘텐츠”로 흩어져 퍼진다. 그래서 더 조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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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핵심은 두 줄이다.
첫째, 접근성이 떨어지면 올림픽은 대중 축제가 아니라 팬덤 스포츠가 된다(단독 중계 이슈).
둘째, 시청 방식이 쪼개지면 열기는 사라진 게 아니라 “눈에 안 보이게 분산”된다(디지털·숏폼 중심).
한국에서 올림픽이 다시 “크게” 화제가 되려면, 성적만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유통 구조와 대중이 따라붙을 서사(스타·라이벌·스토리텔링)가 동시에 복원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