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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여정 시작된 '오사카 엑스포'…성공할까, 실패할까
  • 한우정 기자
  • 등록 2025-04-14 13: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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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년 만의 귀환, 오사카 엑스포 184일 대장정 시작"
  •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 '그랜드 링'이 품은 미래… 오사카 엑스포 개막"
  • "'생명이 빛나는 미래' 오사카 엑스포 화려한 막 올려"

"미래의 문이 열리다" 오사카 엑스포 6개월 대장정 시작


[오사카 엑스포 그랜드 링 = 홈페이지]

55년 만에 귀환한 세계 최대 박람회, '생명이 빛나는 미래' 주제로 184일간 대장정


55년 만에 일본 오사카에 귀환한 국제박람회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이하 오사카 엑스포)가 지난 13일 개막해 오는 10월 13일까지 184일간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오사카 서부 인공섬 유메시마(夢洲·꿈의 섬)에 마련된 엑스포 회장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등 158개국이 참가해 각국의 첨단 기술과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개막에 앞서 12일에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식이 진행됐다.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 '그랜드 링', 엑스포의 심장이 되다


엑스포장의, 아니 이번 엑스포 전체의 상징물은 단연 '그랜드 링(Grand Ring)'이다. 둘레 2km, 지름 615m, 최고 높이 20m에 달하는 이 원형 목조 건축물은 지난 3월 3일 현존하는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일본산 삼나무, 편백나무 등을 전통 공법으로 만든 이 거대한 구조물은 '다양성 속 통일성'이라는 가치를 구현했다.


주최 측은 못 하나 없이 나무로만 엮어 만든 그랜드 링을 통해 자연과 기술의 조화라는 엑스포의 정신을 표현했다. 관람객들은 그랜드 링 위를 걸으며 엑스포장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장관을 연출한다.



각국 파빌리온, 미래 기술의 향연


엑스포장에는 총 84개의 전시관이 마련됐다. 참가국이 각각 비용을 들여 지은 해외관은 42개에 달한다. 이 중 한국관은 일본관을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로, 총 3,501㎡의 부지에 조성됐다. 한국관의 외관에는 가로 27m, 세로 10m 크기의 대형 LED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관의 전시 주제는 '마음을 모아'로, 내부 공간은 크게 3개로 나뉜다. 한 번에 100명이 입장하며, 관람 시간은 약 20분이다. 관람객은 인공지능(AI), 친환경 기술 등을 체험하며 미지의 미래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답을 얻도록 전시가 구성됐다. 감성을 기술로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관, 프랑스관, 독일관 등 주요국 전시관들도 각자의 특색을 살려 첨단 기술과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 전환, 바이오헬스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 기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 공식마스코트인 먀쿠먀쿠가 관람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홈페이지


공식 마스코트 '먀쿠먀쿠', 논란에서 인기로


오사카 엑스포의 공식 마스코트 '먀쿠먀쿠(ミャクミャク)'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 야마시타 코헤이가 디자인한 이 캐릭터는 처음 공개됐을 때 특이한 외형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독특한 매력이 인정받아 이제는 엑스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먀쿠먀쿠는 세포(빨강)와 물(파랑)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이름은 '끊임없이 이어지다'라는 의미를 가진 일본어 의성어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디자인은 생명의 유연성과 지속성을 표현한다. 공식 기념품점에서는 먀쿠먀쿠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엑스포장 곳곳에 설치된 먀쿠먀쿠 조형물 앞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55년의 간극, 달라진 엑스포의 의미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열리는 것은 1970년 이후 55년 만이다. 1970년 3월 15일부터 9월 13일까지 오사카부 스이타시에서 개최된 '1970 오사카 엑스포'는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된 세계박람회기구 공인 박람회였다. 당시 엑스포는 '인류의 진보와 조화'를 주제로 77개국이 참가했으며, 무려 6,421만 명이 방문해 대성공을 거뒀다.


55년 전 오사카 엑스포가 고도성장기 일본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과시하는 장이었다면, 이번 엑스포는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 자연재해 등 다양한 위기 속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로 변모했다.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는 인간의 행복과 건강, 그리고 환경과의 공존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 공식 맵 = 홈페이지


흥행 저조 우려 속 경제 효과 기대


다양한 전시관과 흥미로운 콘텐츠가 준비됐지만, 오사카 엑스포의 흥행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주최 측은 예상 관람객 수를 2,820만 명으로 잡았지만, 개막 직전까지 팔린 입장권은 목표의 65%인 906만 장에 불과했다. 성인 일일권이 7,500엔(약 7만5천 원)이라는 다소 비싼 입장료도 흥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2월 오사카 엑스포 경제효과를 2조9,000억엔(약 29조원)으로 추산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전시관을 짓는 데 따른 건설투자 8,570억엔, 방문객의 소비지출 1조990억엔, 관련 기업의 투자·생산 9,220억엔 등이다. 그러나 엑스포 개최로 인한 경제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매립지에 조성된 전시장의 메탄가스 폭발 위험, 3,850엔(약 3만9천원)짜리 라멘을 비롯한 '바가지요금' 논란 등도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흥행 카드는 트럼프"... 불안한 출발 속 반전 기대


일본 정부와 주최 측은 흥행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그의 취임 전 방일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가 엑스포를 방문할 경우 국제적 관심을 끌어올려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주최 측은 개막 이후 입소문을 통한 관람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개막 첫날인 13일에는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특히 그랜드 링, 한국관, 일본관 등 주요 전시관 앞에는 긴 대기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오사카 엑스포 조감도 = 홈페이지

미래를 향한 질문, 오사카에서 시작되다


엑스포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과 질문을 던지는 장이다. 오사카 엑스포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이라는 주제 아래 인간과 자연, 기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엑스포 주요 시설들은 재활용 가능한 자재로 건설됐으며,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가상현실, 로봇 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하고 있다.


"엑스포는 우리가 미래를 상상하고 설계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자리입니다. 지금 오사카에서 미래의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오사카 엑스포 준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오는 10월 13일까지 계속될 오사카 엑스포. 흥행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거대한 행사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과 대답의 장이 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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