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 전경
도심 속 대형 공원이 도시민의 삶, 그리고 미래를 바꾼다
지난 수십 년간 철조망 너머로 가려져 있던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서서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243만㎡(약 74만 평)의 이 공간은, 단지 '녹지'의 귀환이 아닌, 서울의 미래 정체성과 생활 수준을 뒤바꿀 수 있는 기회다. 도시 속 공원의 유용성은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이미 증명해왔다.
도심 속 녹지가 주는 ‘정신적 평화’와 ‘경제적 가치’
세계보건기구(WHO)는 “도심 녹지는 도시민의 정신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기반시설”이라고 강조한다. 센트럴파크는 뉴욕 시민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일상 속 명상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기능하며 뉴욕커들의 삶의 질을 높여 왔다. 또한 이 공간에서 시민들이 만나고 축제를 열며 각종 공연을 함으로써 도시민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개인과 공동체가 모두 이 공원에서 질 높은 삶을 영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과도한 경쟁과 밀도 속에서 살아가는 대도시 시민들에게 도심 속 공원은 숨 쉴 수 있는 공간, 즉 “심리적 자산”이다. 또한 조깅, 자전거, 산책, 야외문화 행사 등이 가능한 물리적 공간은 건강 수명 연장, 도시민의 질병 예방, 고립감 해소에 실질적으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도심 속 대형 공원은 그저 추상적으로 정신 건강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경제적 효과도 대단하다. 공원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은 세계적 도시에서 확인된 현상이다. 실제로 뉴욕의 센트럴파크 인근 부동산은 평균보다 20~30% 높은 가격을 형성하며, 이를 통해 다시 공원 유지비용을 회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용산 역시 공원이 조성되면 한남동·이태원·삼각지·용산역 일대 재개발과 가치 재편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대형 공원은 단순히 도시 주거민들을 위한 공간만이 아닌 외지인들을 위한 관광자원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처럼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서울의 상징’이 될 경우,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한 서비스 소비 확대, 문화 콘텐츠 산업 파생, 그리고 GDP 기여도 상승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관문
세계적 도시들은 모두 자신만의 ‘도시 정원’을 가지고 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 파리의 뤽상부르 공원. 이런 공원들은 단순한 공공시설이 아닌 그 도시의 브랜드이자 글로벌 경쟁력의 상징이다.
서울은 지금까지 고속 성장과 밀도 중심의 도시계획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이제 서울은 높은 빌딩을 짓고, 빽빽한 아파트만을 건설하는 저급한 발전을 계속할 때가 아니라 이제는 질 높은 발전으로 나아갈 때이다. 그래서 용산 미군부대 부지 반환은 서울이 물리적 성장에서 감성적 성숙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도시가 사람과 환경 중심으로 변화할 때, 국내 시민은 물론 외국인들도 서울을 머무르고 싶은 도시로 인식할 것이다.
메인타임스 편집장 장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