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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억 해킹에 신뢰 붕괴…위믹스, 두 번째 상장폐지 충격 - 4060 투자자들 패닉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05-02 17: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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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믹스 상폐 2라운드: 4060세대 울린 가상화폐 몰락
  •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위믹스 상장폐지, 투자자들 패닉
  • 해킹 90억, 신뢰 0…위믹스 두 번째 퇴출의 전말

위메이드 홈페이지

위메이드의 위믹스, 두 번째 상장폐지…4060 투자자들 경제적 타격 우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WEMIX)가 또다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2025년 5월 2일 위믹스의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하며, 이로 인해 위믹스는 6월 2일 오전 3시부터 거래가 중단되고, 7월 2일부터는 출금마저 불가능해진다. 이는 2022년 말 유통량 초과공시 논란으로 상장폐지된 이후 재상장된 지 약 1년 만에 다시 퇴출된 것으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전례 없는 ‘재상장폐지’ 사례다.



해킹과 신뢰 상실이 불러온 두 번째 퇴출


위믹스의 이번 상장폐지는 지난 2월 28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건에서 비롯됐다. 위믹스 재단은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 내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서 약 865만 개의 위믹스 코인(당시 약 90억 원 상당)이 해커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출금됐다고 3월 4일 뒤늦게 공지했다. 이 지갑은 위믹스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시스템이다.


DAXA는 위믹스 재단의 공시 지연과 불충분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협의체는 “위믹스 측이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을 하지 못했고, 피해자 보상 방안도 미흡했다”며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뒤, 3월과 4월 두 차례 검토 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위믹스 재단의 소명 자료가 신뢰 회복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 결국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위믹스 재단은 해킹 직후 바이백(시장에서 코인 매수)을 진행하고, 추가로 코인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하며 피해 복구와 가격 안정화를 시도했다. 또한 자산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와 보안 개선 조치를 약속했으나, 투자자들의 불신을 돌이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3월 1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시 지연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4060세대 투자자, 경제적 피해 현실화


위믹스 상장폐지는 특히 40~60대 투자자들에게 큰 경제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4060세대는 안정적인 자산 증식을 기대하며 위믹스와 같은 게임 기반 코인에 투자한 경우가 많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와 P2E(Play to Earn)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이들을 끌어들였으나, 두 차례 상장폐지로 신뢰가 무너지며 자산 가치 하락과 현금화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22년 첫 상장폐지 당시 위믹스 가격은 발표 직후 70% 이상 급락하며 홀더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이번 상장폐지 소식이 전해진 5월 2일에도 위믹스 가격은 빗썸 기준 60% 이상 하락하며 500원대까지 떨어졌다. 4060세대 투자자들은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을 위믹스에 투자한 경우가 있아, 이번 가격 폭락은 가계 재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한 투자자는 X에서 “노후 대비로 투자했던 자금이 반토막 났다”며 좌절감을 드러냈다.


더구나 상장폐지로 인해 국내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가 중단되면,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로 코인을 옮겨 현금화해야 한다. 그러나 해외 거래소인 OKX, Huobi, MEXC 등도 위믹스에 대해 투자 경고를 표시하거나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어서, 현금화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4060세대는 디지털 자산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복잡한 해외 거래소 이용과 환전 과정에서 기술적·금융적 장벽에 직면할 수 있다.



위메이드의 대응과 시장의 냉담한 시선


위메이드는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본안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부당함을 밝히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거래소 상장 확대와 블록체인 게임 개발 로드맵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회의적이다. 2022년 상장폐지 이후에도 위메이드는 비슷한 약속을 했지만, 국내 거래소 재상장 외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위믹스의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해킹 사고와 공시 지연은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내부 통제 부실을 드러낸 사례”라며 “투자자 신뢰를 잃은 코인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위믹스와 연동된 게임 퍼블리셔 및 개발사들이 계약을 철회하거나 보류하며 위믹스 생태계의 확장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픽사베이


가상자산 시장에 던지는 경고


위믹스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DAXA의 결정은 유통량 공시 부실, 보안 사고, 불충분한 투자자 보호 조치 등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에게 공시 투명성과 보안 강화를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위믹스 상장폐지 이후 페이코인, 디카르고 등 여러 프로젝트가 유통량 공시를 강화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DAXA의 결정이 “일관성 없는 기준”에 의한 “갑질”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위믹스 투자자 모임은 “상장폐지가 프로젝트의 사업적 실패가 아닌 거래소의 독단적 결정 때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규제 당국이 가상자산 공시 기준과 거래소의 상장폐지 절차를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믹스의 두 번째 상장폐지는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제한적인 4060세대 투자자들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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