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아온 한 임원이 안식월을 맞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4,130m) 트레킹에 도전한다. 평소 뒷산도 잘 오르지 않던 그가 갑작스럽게 히말라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루틴에 갇힌 중년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가치를 일깨운다.
1997년 대기업에 입사해 임원 자리까지 오른 그는 "나름의 직장 생활 노하우를 쌓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안식월 2개월을 부여받은 그는 처음엔 아내와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와 탄핵 일정으로 계획이 틀어지며 5월 초 일정이 갑작스럽게 비게 됐다. 이때, 10년 전 스쳐 지나갔던 "히말라야 트레킹"이라는 단어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히말라야는 이상향 같은 단어였어요. 문득 한 달 남은 시간에 뭘 할까 고민하다 이 도전을 선택했죠," 그는 말했다. 우기(6월)로 인해 5월 초가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부랴부랴 준비에 나섰다. 등산화는 2주 전, 배낭은 3주 전에 구입했다. 전문 트레킹 여행사를 통해 네팔 포카라를 거점으로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코스를 예약했다.
히말라야 트레킹은 만만치 않다. 하루 4~6시간, 고도 4,130m까지 걸으며 고산병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그는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았지만, 북한산을 세 번 오르며 준비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여행사 프로그램은 항공권, 숙박, 등산 허가증 등을 포함해 약 400만 원가량 소요된다. 그는 "시간이 넉넉하다면 포카라의 윈드폴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200만 원 초반으로도 가능할 것"이라며 후배 도전자들에게 팁을 전했다.
그의 도전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10년 전, 작가의 권유로 100일 준비 끝에 10km 마라톤을 완주했던 기억이 그를 움직였다. "그때의 성취감과 준비 과정이 큰 의미였어요. 이번에도 그 과정을 다시 느끼고 싶었죠." 그는 주말마다 근교 산을 오르며 체력을 다졌고, 3kg 감량과 함께 건강도 되찾았다.
가족의 반대도 있었다. "고산병 사고 뉴스를 본 아내가 걱정했죠. 유럽 여행을 먼저 계획한 덕에 허락을 얻었어요," 그는 웃었다. 혼자 떠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제주도도 좋았겠지만, 나만의 도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히말라야는 그에게 단순한 산이 아니라, 30년 루틴을 깨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의 이야기는 특히 40·50대 직장인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그는 말한다. "도전은 크든 작든 상관없어요. 준비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인생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그는 히말라야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고, 다음 도전을 꿈꾸고 싶다고 했다. "10년 전 마라톤 이후 이번엔 히말라야, 다음엔 더 자주 도전하며 삶을 채우고 싶어요."
중년의 위기로 불리는 시기를 그는 기회로 바꿨다. "고생도 나중엔 좋은 추억이죠. 밋밋한 삶보다 이벤트가 있는 삶이 낫지 않나요?" 그의 도전은 4060 세대에게 묻는다. 당신의 다음 도전은 무엇인가?
히말라야에서 돌아온 그의 후기는 조만간 후속 보도로 다룰 예정이다. 그는 "즐거운 경험이 되길 바란다"며 미소 지었다. 그의 발걸음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