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과 로버트 프란시스 추기경, 현 레오 14세 (바티칸 미디어 Vatican Media)
전 세계 가톨릭 신자 13억 명의 새로운 영적 지도자가 탄생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로버트 프레보스트(Robert Prevost)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며 ‘레오 14세(Pope Leo XIV)’라는 이름으로 즉위했다. 그는 가톨릭 2,000년 역사상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첫 연설서 평화와 일치 강조
레오 14세 교황은 8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로지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다음과 같은 감동적인 첫 메시지를 전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전하신 첫 인사입니다. 저 역시 이 평화의 인사가 여러분 가정, 온 세상에 닿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은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며, 악은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두려움 없이 하느님과 손잡고 서로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그는 이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약하지만 용감한 목소리로 부활절 아침 로마와 세상을 축복한 교황”이라며 존경을 표하고 “그 축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레오 14세는 누구인가?
올해 69세인 프레보스트 교황은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오랜 시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봉사해 온 인물이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바티칸에 초청돼 전 세계 주교 인사를 총괄하는 주교성성 장관을 맡으면서 차기 교황 후보군에서 주목받았다.
그는 또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으로, 공동체적 영성과 사랑의 일치를 중시하는 신학을 강조해왔다.
콘클라베를 통해 선출 ... 네 번째 투표만에 결정
레오 14세는 135명의 추기경들이 비밀리에 참여한 콘클라베(Conclave)를 통해 선출됐다. 투표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진행되며, 그 결과는 공개되지 않는다. 교황 선출이 완료되면 흰 연기가 피어올라 전 세계에 새 교황의 즉위를 알린다.
의미와 전망
레오 14세의 즉위는 가톨릭 교회의 세계화와 지역 다양성 확대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 출신으로서의 상징성과 함께 남미에서의 실무 경험과 공동체 중심 영성을 기반으로 전통과 개혁의 균형 잡힌 리더십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모두가 하나 되기를” 바라는 그의 첫 연설처럼 교황 레오 14세의 시대는 대화와 만남, 평화를 통한 다리 놓기로 세계 교회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