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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원이 2천 BTC로”…빗썸 오지급, ‘유령 비트코인’ 의혹 확산
  • 전소연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6-02-07 20:20:51
  • 수정 2026-02-07 20: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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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상 단위 입력 오류로 ‘대규모 오지급’…거래·출금 제한까지
  • ‘유령 비트코인’ 논란, 장부 잔고와 온체인 실물의 차이에서 시작
  • 당국 점검 착수…오지급 규모·회수 경로·외부 유출 여부 공개해야


“2천 원이 2천 BTC로”…빗썸 보상 오지급, ‘유령 비트코인’ 의혹으로 번지나

국내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이 고객 행사 보상 지급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잘못 입금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당초 ‘2,000원 상당’의 소액 보상을 지급하려던 이벤트가, 시스템 입력 오류로 ‘2,000 BTC’가 들어가는 형태로 뒤바뀌면서 피해(?) 규모가 수십조 원대로 불어났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사고의 시작: 보상 단위 입력 오류, 순식간에 대형 사고로

빗썸은 2026년 2월 6일(현지 시각 기준 전후) 진행된 이용자 대상 프로모션 보상 지급 과정에서 단위가 잘못 입력돼 일부 고객 계정에 비정상적인 수량의 비트코인이 입금됐다고 설명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원래는 2,000원(약 1~2달러대) 수준의 보상을 지급하려던 것이 ‘2,000 BTC’로 처리돼 1인당 천문학적 금액이 찍힌 계정이 발생했다.

외신은 이번 오지급 규모를 약 62만 BTC 수준 (약 60조원 규모)으로 전하며, 영향을 받은 고객 수는 695명, 거래·출금 제한을 통해 35분 내 99.7%를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충격: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 ‘급락’…단기 혼란 불가피

문제는 ‘장부에 찍힌 숫자’가 실제 매도 주문으로 연결되면서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이용자가 즉시 매도에 나서면서 빗썸 원화마켓의 비트코인 가격이 글로벌 시세 대비 크게 낮아지는 등 가격 왜곡이 나타났다. 외신은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17% 급락했다가 회복됐다고 전했다.

거래소가 뒤늦게 입출금을 막고 회수에 나섰다지만, “거래소 시스템 한 번의 입력 실수로 시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 신뢰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유령 비트코인’ 논란이란 무엇인가

이번 사고가 단순 오지급을 넘어 ‘유령 코인(유령 비트코인)’ 논란으로 번진 이유는 하나다. “빗썸이 원래 보유한 물량보다 훨씬 많은 비트코인이 고객 계정에 지급된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 제기다.

여기서 말하는 ‘유령 코인’은 대체로 다음 상황을 가리킨다.

첫째, 거래소 내부 장부(고객 잔고 DB)에는 코인이 존재하는 것처럼 표시되지만, 둘째, 블록체인 온체인 지갑(실제 보관 주소)에는 그만큼의 코인이 실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고객 화면에 보이는 숫자는 늘었는데, 거래소가 실제로 보관 중인 비트코인 총량(온체인)이 그에 상응하지 않으면 “실물 없는 코인을 뿌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번 사건이 해킹이 아닌 내부 오류로 설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신 보도에서 빗썸은 보안 사고가 아니며 고객 자산은 침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보유량을 초과하는 숫자가 어떻게 고객 잔고에 찍힐 수 있느냐”는 질문은 남는다. 이 지점이 바로 ‘의혹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의혹의 핵심: “거래소는 ‘장부’와 ‘실물’을 어떻게 맞추고 있었나”

쟁점은 세 갈래다.

1) 오지급이 ‘내부 장부’에서만 발생했는가

만약 오지급이 내부 DB 상에서만 발생했고, 출금·외부 전송이 즉시 차단되어 온체인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면 “유령 코인이 잠깐 화면에만 떠 있었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외신은 빗썸이 거래·출금을 제한해 단시간 내 대부분 회수했다고 전한다.

2) 일부는 실제로 매도·정산됐는가

일부 보도는 이용자들이 즉시 매도에 나서면서 시세 급락이 발생했다고 전한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매도가 체결된 물량이 다른 이용자에게 넘어갔다면, 그 정산은 어떤 자산으로 처리됐는가”다. 내부 매매 체결만으로 끝났는지, 실제 출금까지 이어졌는지에 따라 사안의 성격이 달라진다.

3) ‘보유량 초과’ 의혹은 어떤 근거로 제기됐는가

커뮤니티·일부 매체에서 “공시된 보유량보다 큰 규모”를 언급하며 장부 관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비교 기준(공시 시점, 지갑 분산 보관, 제3자 커스터디 포함 여부, 내부 운영지갑·고객지갑 구분)을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공식 자료 기반 검증’이 필요하다.



당국 점검까지…“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직원 실수”로 설명되지만, 결과적으로는 거래소의 내부 통제(권한 관리, 이중 승인, 자동 검증 로직), 위험 차단 장치(이상 지급 감지, 출금 쿨다운), 공시·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실제로 당국이 현장 점검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의혹 규명, 이렇게 해야 한다

20년 취재 경험으로 보면, 이런 사건은 “해킹이 아니었다”는 한 문장으로 매듭지을 성격이 아니다. 최소한 아래는 공개·검증돼야 시장이 납득한다.

거래소가 사고 시각 기준으로 오지급된 총량, 회수 경로, 미회수 잔량, 실제 출금(온체인 이동) 발생 여부를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사고 전후 주요 지갑의 온체인 이동 내역과 내부 정산 기록의 대조가 필요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보상 지급 프로세스의 승인 체계(이중·삼중 검증), 자동 단위 검증, 이상치 탐지 룰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시장은 ‘실수’ 자체보다, 실수가 났을 때 얼마나 빨리 차단하고,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며, 장부와 실물의 일치(준비금)를 어떻게 증명하느냐를 본다. 이번 ‘유령 비트코인’ 논란은 바로 그 신뢰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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