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 게임에서 컬링 여자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 대한컬링연맹 홈페이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영미!”라는 외침 하나가 온 국민의 마음을 컬링장으로 불러냈다. 조용한 빙판 위에서 스톤 하나가 만들어내는 반전, 마지막 한 샷의 긴장감, 그리고 팀워크가 빚어낸 드라마가 ‘팀 킴’의 은메달과 함께 국민 스포츠처럼 번졌다.
또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컬링팀은 중국을 7-2로 완벽하게 물리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라운드 로빈(Round Robin: 전 팀과 한 번씩 다 붙고, 종합 성적으로 순위를 정하는 방식)부터 포함한 10전 전승의 기록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라운드 로빈에서 5승 4패로 4강 진출에 실패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으로부터 8년 뒤, 2026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한국 여자 컬링이 다시 “기억할 만한 순간”을 만들 준비를 마쳤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스킵(주장) 김은지를 중심으로 김민지(서드)·김수지(세컨드)·설예은(리드)·설예지(핍스)가 출전해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린다.
대한민국 컬링 여자팀 출전 선수 명단 (사진: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평창이 남긴 강력한 기억: “영미!”
평창의 컬링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었다. 경기 중 전략을 주고받는 ‘콜’이 방송을 타며, 처음 보는 사람도 “아, 이게 빙판 위의 체스구나” 하고 이해하게 만들었다. 특히 ‘영미!’는 단순한 이름 호출을 넘어, 스톤을 밀어야 할지(스위핑), 멈춰야 할지, 각도를 어떻게 만들지를 순간 판단하는 ‘전술 신호’처럼 들리며 밈이 됐다.
이번 올림픽 여자 컬링은 바로 그 재미—규칙을 몰라도 손에 땀 나게 만드는 전술 싸움—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2018년 여자 컬링팀 스킵인 김은정(일명 안경선배)이 영미를 외치는 모습, 영미를 외치는 것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모습이 SNS에서 유행하는 재미있는 밈이 되었다.
이번 대회 ‘컬링 강국’은 어디?
국제 무대에서 우승권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팀은 확실하다.
캐나다는 레이철 호먼이 이끄는 강팀이고, 스위스는 실바나 티린초니(세계선수권 다관왕급) 라인업이 버티며, 스웨덴은 안나 하셀보리가 이끄는 2018 올림픽 챔피언 팀이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여기에 홈 팬을 등에 업는 이탈리아의 스테파니아 콘스탄티니까지, 상위권 경쟁이 촘촘하다.
설 연휴에 보기 딱 좋은 이유
2026년 설 연휴(공휴일 기준)는 2월 16일(월)~18일(수)이고, 설날 당일은 2월 17일(화)이다.
마침 여자 컬링 라운드 로빈 주요 경기가 이 기간에 배치돼 있어 가족이 함께 시청하기 좋은 ‘연휴 스포츠’가 될 전망이다.
아래는 한국 여자 팀(4인조) 라운드 로빈 일정(한국시간)이다.
날짜(한국시간) | 상대 | 비고 |
2/12(목) 17:05 | 미국 | 라운드 로빈 출발 |
2/13(금) 03:05 | 이탈리아 | 홈팀 상대 |
2/13(금) 22:05 | 영국 | ‘강호전’ |
2/15(일) 03:05 | 덴마크 | 중반 레이스 |
2/15(일) 22:05 | 일본 | 흐름 가늠자 |
2/17(화) 03:05 | 중국 | 설 연휴 구간 |
2/17(화) 22:05 | 스위스 | 우승권 빅매치 |
2/18(수) 17:05 | 스웨덴 | 우승 후보와 격돌 |
2/19(목) 22:05 | 캐나다 | 라운드 로빈 막판 |
※ 라운드 로빈은 모든 팀이 서로 맞붙은 뒤, 상위 4팀이 준결승에 오르는 방식이다.
한국은 평창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다시 노린다. 이번 대표팀은 세계랭킹 3위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전 2025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10전 전승을 거둔 여자팀인만큼 금메달까지 기대하고 있다.
스킵 김은지가 판을 읽고, 서드 김민지와 세컨드 김수지가 득점 설계를 뒷받침하며, 리드 설예은이 ‘정리 샷’과 스위핑에서 리듬을 만들고, 설예지가 교체 카드로 전술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컬링은 경기 막판 2~3엔드에서 분위기가 뒤집히는 종목이다. 그래서 한 번 흐름을 타면 “영미!”처럼 팀만의 구호가 ‘국민 밈’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평창이 그랬고, 이번 이탈리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올 설 연휴, TV 앞에서 가장 조용하게—하지만 가장 크게—소리 지르게 만들 종목을 하나 꼽으라면, 여자 컬링이 딱 그 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