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가량 상승해 47,000선을 돌파했고, S&P500과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0.8%, 1.1%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강세의 가장 큰 원인은 예상보다 낮게 나온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월간 상승률은 0.3%, 연간 기준으로는 3.0%로 시장 예상치(3.1%)를 밑돌았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완화세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오는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신호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자 국채 수익률이 소폭 하락했고, 자금은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이동했다. 이는 전형적인 ‘리스크온(risk-on)’ 전환 흐름으로 평가된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시장 상승에 힘을 실었다. 특히 포드(Ford), 인텔(Intel) 등 주요 제조업체와 기술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나스닥은 대표 성장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1.1% 상승했고, 대형 기술주 중심의 S&P500 역시 기록적인 종가를 기록했다. 월가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기업 실적 호조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례적인 구간이 펼쳐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가 실적 개선과 맞물리면 주가 상승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의 ‘낙관론’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밸류에이션(주가수익비율, PER)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지연되거나,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또한 연준이 물가안정 신호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금리 인하를 늦출 경우,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주식시장은 ‘좋은 뉴스 중독 상태’에 가까워, 연준 발언 하나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0월 31일부터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도 글로벌 증시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양국 관계 개선 신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무역·반도체·AI 등 첨단 산업에서 협력 가능성이 언급될 경우,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회담이 무산되거나 외교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APEC 결과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과 교역 전망이 바뀔 수 있다”며 “정상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가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이끌 전망이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연준의 실제 정책 변화와 기업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한 경주 APEC에서 미·중 관계가 개선될 경우, 글로벌 교역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증시에 추가 상승 여력을 줄 수 있다. 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부각될 경우 시장은 언제든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시장은 ‘좋은 뉴스’에 기대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금리·물가·외교 변수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랠리의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