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물가 오르기 전 마지막 기회”…마크 쿠반 경고에 미국도 한국도 ‘생활물가 경계령’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생활물가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 투자자이자 방송인 마크 쿠반은 이에 대해 즉각 반응하며 “지금 당장 치약, 비누 같은 필수품을 사두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가정에서 보관 가능한 소모품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조언하며, 미국산 제품조차도 가격 인상 후 ‘관세 탓’으로 포장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요일, 미국에 관세를 부과한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조치는 180개국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기준 세율은 10%로 설정되어 있다. 그는 이번 발표를 “미국 산업이 다시 일어서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UCLA의 공급망 전문가 크리스 탕 교수는 “소비자들이 일시에 필수품을 사재기하면, 오히려 공급 부족이 심화돼 가격 상승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휴스턴 대학의 마가렛 키드 교수 역시 “공황 상태의 소비는 코로나 초기 사재기 사태처럼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미국산 공산품은 물론이고, 글로벌 공급망에 얽혀 있는 수입 물가 전반에도 압박이 예상된다. 특히 곡물, 에너지, 차량 부품 등 미국의 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품목들의 가격이 들썩일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최근 소비자들이 ‘미리 사두기’ 전략을 고민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생활용품 중 일부 품목은 평소보다 이른 주기로 재고가 빠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상승 우려가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최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글로벌 물가 리스크를 주요 우려 요인으로 꼽으며 “국제 공급망 불안과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인플레이션에 재차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 쿠반은 이번 관세 발표를 두고 “이런 조치는 미국 소비자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의 지갑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중국 제품을 오히려 미국 내에서 더 싸게 만들 수 있다”며 “전설적인 미국 기업들을 파괴하고 소비자 비용을 높이는 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과 세계 경제가 보호무역주의의 그림자 속에서 다시 한 번 물가 불안과 공급망 혼란에 직면하게 되면서, 미국의 결정은 단지 자국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소비자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