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가면 중장년층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책보다 자격증 교재를 들여다보고 있어요.”
4060세대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있다. 그것도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실전 취업을 위한 자격증 공부다. 퇴직 이후의 새로운 삶, 이른바 '세컨 잡(Second Job)'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은퇴 후엔 여행 다니며 쉬고 싶다”는 낭만 대신, 이들은 이제 ‘현실 청년’으로 불린다.
서울시의 한 공공도서관에서 요즘 자주 목격되는 풍경.
책상마다 앉은 50~60대 중장년층의 손에 들려 있는 건 대부분 전기기사, 지게차, 조리사 자격증 교재들이다.
취업 컨설턴트 윤성훈 대표는 말한다.
“가장 많이 따는 자격증은 단연 전기기능사·전기기사입니다.
전기안전관리법 등 관련 법에 따라,
자격증이 있어야 시설관리직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전기기사 자격증은 법적으로 인력 기준이 명확히 정해진 직종이다.
빌딩, 재건축 아파트, 공공시설 등에서 전기기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취업 안정성, 고용 지속성 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
60세 이후에도 가능 (70세 초반까지 일한 사례도 많음)
경비가 아닌 시설관리직으로 진입 가능
민원 응대 대신 기술 기반의 안정 업무
윤 대표는 “실제로 전기기사를 따고 2년 경력을 쌓으면 월 300만 원 이상의 급여가 가능하다”며 “4060에게 가장 실질적인 자격증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여성 중장년층 사이에선 조리사 자격증이 인기다.
학교나 공공기관의 급식조리 직무에 지원하려면 해당 자격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요양 관련 자격증,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 직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돌봄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요구되며,
고령화로 인한 수요 증가가 확실시되는 분야다.
공인중개사처럼 일부 자격증은 이미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대체가 진행 중이다.
반면, 전기·시설관리·급식·요양 분야처럼 사람의 판단과 직접 대응이 필요한 직업군은
당분간, 그리고 오래도록 AI가 대체할 수 없는 '안전지대'다.
윤 대표는 말한다.
“지게차는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 인건비보다 AI 장비 유지비가 더 비싸요.
그래서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합니다.”
전기기사: 1~2년 소요, 기사 취득 시 경력 요건 완화
기능사: 난도는 낮지만 경력 요건이 더 길어짐
장기요양/사회복지사: 오프라인 수업 150시간 이상 필수
전문대학 진학: 안경광학과 등 특수 자격증은 학위 취득이 조건
즉, 시간이 걸리고 체력이 있을 때 미리 준비해야 한다.
직장생활 중 병행할 경우 4~5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50세 전후가 준비의 골든타임이다.
윤 대표는 말한다.
“한 번 취득하면 20년 가까이 일할 수 있는 게 세컨 잡입니다.
적성도 중요하고, 수익과 지속가능성도 고려해야 하죠.”
수익성 1위: 전기기사 (월 300만 원 이상, 70세까지 가능)
수요 급증 예상: 장기요양, 사회복지 분야
단기 취득 & 진입 쉬움: 지게차, 조리사
워크넷, HRD-Net: 자격증 훈련과정 조회, 내일배움카드 신청
지자체 고용센터: 현장 중심 실습 연계
서울시 50+ 포털: 중장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공공기관 도서관: 자격증 스터디 & 무료 강좌 정보
도서관 사서직, 행정직 등 소규모 채용은
경쟁률이 낮고, 비교적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4060은 더 이상 은퇴 준비만 하는 세대가 아니다.
새로운 직업을 스스로 설계하고, 다시 도전하는 현실 청년들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에게 맞는 자격증’을 찾는 일이다.
자격증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내일의 생계, 그리고 새로운 삶의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