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다시 경고등을 켰다. 2월 3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장중 7만3천달러를 잠시 하회하며 2024년 11월 이후 수준으로 내려갔다가, 이후 반등하는 ‘급락-급반등’ 장세를 연출했다.
문제는 하락 그 자체가 아니다. 이번 조정이 보여준 건, 유동성이 얇아지고(거래 ‘깊이’가 줄고) 레버리지 청산이 겹칠 때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강제 매도 국면’으로 기울 수 있는지다.
이번 약세는 “암호화폐만 흔들렸다”기보다 “위험자산 전반이 동시에 움찔했다”에 가깝다.
Barron's는 이번 흐름을 달러와 금리 변수로 설명했다. Kevin Warsh 지명 이슈가 시장에 ‘긴축(매파) 경계감’을 키웠고, 달러 강세가 암호화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처럼 움직이기보다, 기술주와 함께 흔들리는 ‘고변동 위험자산’의 성격이 더 두드러진다.

이번 하락 구간에서 시장 심리를 건드린 건 경고의 언어다. 헐리우드 영화 <빅 쇼트>의 모델로 대중에게 알려진 투자자 버리는 “비트코인이 더 떨어질 경우”를 전제로, 7만달러 하회→6만달러→5만달러로 내려갈 때 나타날 수 있는 ‘불쾌한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특히 그는 7만달러 아래 구간에서, 스트레티지 같은 대형 보유 주체가 자금조달 여건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전개를 거론한다.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가격이 내려가면 ‘심리 매도’가 아니라 ‘규정·리스크 관리에 따른 강제 매도’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이때 하락은 더 거칠어진다.
그렇다면 반등의 힌트는 어디에 있나. 최근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건 현물 비트코인 ETF 수급이다. 2월 2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순유입 5억6190만달러(약 5억6200만달러)를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유출 흐름을 끊었다.
다만 ETF는 방향을 ‘확정’해 주는 지표가 아니라, 변동성을 ‘가속’시키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유입이 이어지면 바닥 신호로 읽히지만, 유출이 재개되면 하락이 다시 빨라질 수 있다.

코인데스크는 최근 장을 얇은 유동성 속에서 작은 충격이 크게 번지는 국면으로 전했다. 비트코인이 한때 7만4천달러 부근을 시험했다가 다시 올라서는 과정이 그 예다.
이 말은 곧, 지금 시장에서 중요한 건 ‘서사’보다 수급·유동성·레버리지(청산)라는 뜻이다.
단기적으로는 7만달러 전후가 심리적 지지선이다. 7만3천달러를 잠시 깨고 내려간 뒤 되돌렸다는 사실은, 그 부근에서 매수·매도가 치열하게 맞붙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기 변수는 거시환경이다. 달러가 강해지고 금리 경계감이 커지면 위험자산은 압박을 받는다. 반대로 달러가 누그러지고 위험선호가 살아나면 비트코인은 다시 반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ETF가 만든 ‘새 수급 구조’가 관건이다. 기관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면 하락 시 방어력이 생길 수 있지만, 흐름이 꺾이면 하락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2월 2일의 큰 순유입은 그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장면이다.
이번 조정이 남긴 메시지는 단순하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상징 자산’이지만, 단기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상징이 아니라 유동성과 규칙(청산, 리스크 관리)이다. 7만3천달러를 하회한 장면은, 그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가격이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