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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금메달.. 부상의 공포를 극복한 17세 여고생 최가온!!
  • 차지원 스포츠 전문기자
  • 등록 2026-02-13 0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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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파이프, 가장 화려한 만큼 가장 위험한 무대
  • 척추 골절·핀 수술의 트라우마, 그리고 복귀의 선택
  • 1·2차 추락 뒤 3차 역전…“파이프와 나, 둘만의 싸움”

최가온 SNS

“엄마!”를 부르던 10대, 설원을 뒤집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최가온(세화여고)은 가장 먼저 “엄마!”를 찾았고, 고글 뒤로 눈물이 쏟아졌다. 하프파이프는 화려해 보이지만, 7m 벽을 타고 올라 공중에서 회전한 뒤 얼음판 같은 바닥으로 떨어져야 하는 ‘생존 스포츠’에 가깝다. 그 공포를 정면으로 통과한 끝에, 그는 한국 설상 종목 역사에 ‘첫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문장을 새겼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는 왜 가장 위험한 종목으로 불릴까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이탈리아 알프스 권역에서 한창인 가운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은 이번 대회의 대표적인 하이라이트로 떠올랐다. U자 형태의 거대한 설벽(파이프)을 좌우로 오르내리며 공중에서 회전·뒤집기 기술을 수행하는 종목 특성상, 작은 실수 하나가 곧바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선수들 사이에선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잔혹한 무대”로 불린다.


최가온 SNS

그리고 그 무대에서, 최가온이 금메달을 땄다

그 결선에서 한국의 17세 스노보더 최가온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 3차 시기에서 90.25점을 기록하며, 3연패에 도전하던 미국의 클로이 김(88.00점)을 제쳤다. 일본의 오노 미츠키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 컸다. 


“넘어지고, 또 넘어졌고…마지막에 뒤집었다”

최가온의 금메달은 ‘완벽한 에이스의 우승’이 아니라, 공포와 부상의 문턱을 통과한 끝에 나온 역전극이었다. 1차 시기엔 머리부터 떨어지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2차 시기에서도 다시 넘어졌다. 메달이 멀어지는 듯했지만, 마지막 3차 시기, 그는 흔들리지 않고 라인을 끝까지 가져가며 가장 높은 점수를 찍었다. 승부가 ‘마지막 시도’에서 갈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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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골절과 수술, ‘트라우마’가 종목 자체가 된 시간

최가온이 두려움의 감각을 남들보다 더 잘 아는 이유는 부상 이력 때문이다. 그는 2024년 초 하프파이프 훈련·대회 과정에서 척추 골절을 겪었고, 핀 삽입 수술까지 받았다. 당연히 한동안 “다시 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따라붙었다. 그 공포는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는 위험 신호였다.


멘털의 방향을 바꾼 한 문장: “파이프와 나, 둘만의 싸움”

주변의 기대, 강자들과의 비교, ‘올림픽’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은 10대 선수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최가온은 결국 싸움의 대상을 바꿨다. 상대가 아니라 코스, 기록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와 대면하는 방식으로 멘털을 정리해나갔다. 이 전환이 “3차 시기 한 번”을 가능하게 만든 토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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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타는’ 게 아니라, ‘두려움과 함께 타는’ 경기

하프파이프는 공포를 없애는 종목이 아니다. 공포를 통제하며 기술을 밀어붙이는 종목이다. 최가온의 금메달이 남긴 가장 큰 장면은 시상대가 아니라, 넘어지고도 다시 올라선 3차 시기 직전의 침묵이다. 척추 골절의 기억, 파이프의 거부감, ‘캡 텐’의 공포를 피하지 않고, 돌아가서, 다시 탔다. 

최가온의 금메달이 강하게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크게 다쳤던 선수가, 넘어졌던 결선에서, 다시 속도를 올려 가장 위험한 구간을 끝까지 통과했고, 그 결과가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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