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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복역 끝나자 또 살인…출소 10개월 만에 재범, 징역 30년
  • 이한우
  • 등록 2026-02-12 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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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소 10개월 만의 흉기 살인, 사건 전말
  • “심신미약 아니다” 재판부가 본 쟁점과 정황
  • 강력범 재범, 제도는 무엇을 놓쳤나


‘20년 복역’ 끝나자 다시 살인…법원 “재차 범행, 죄책 무겁다”

살인죄로 징역 20년을 복역하고 형 집행이 끝난 지 불과 10개월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장기간 수형생활을 거친 뒤에도 재범을 저질렀고, 범행 뒤 은폐 정황까지 확인된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뼈대: “관계 정리 요구” 갈등 끝 흉기 범행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2025년 9월 30일 부산 북구 금곡동의 한 주거지에서 지인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기관은 A씨가 B씨가 다른 남성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사건은 ‘출소 직후 재범’이라는 면에서 사회적 충격을 키웠다. A씨는 2004년 말다툼 끝에 노점상 업주를 살해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2022년 5월 가석방된 뒤 2024년 11월 형 집행이 종료됐다. 형이 완전히 끝난 뒤 10개월 만에 다시 살인이 벌어진 셈이다.


“기억 안 난다” 주장,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히 범행 이후 흉기에 묻은 혈흔을 씻는 등 은폐 정황이 있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점 등을 중형 사유로 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사회로부터의 영원한 격리”를 주장하며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징역 30년을 택했다.



왜 ‘무기’가 아니라 ‘30년’이었나: 양형기준의 언어로 본 판단

살인죄 법정형은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폭이 넓다. 이 폭을 실제 사건에 맞춰 좁히는 기준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살인범죄 양형기준이다.

양형기준은 범행 동기·수단·결과뿐 아니라 전과, 반성 여부, 범행 후 정황 같은 ‘특별양형인자’를 종합해 권고 형량 범위를 조정한다. 특히 살인범죄 양형기준에는 동종 전과(살인 등 강력범죄 전력)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명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재차 살인” 자체를 강하게 지적한 데다, 증거인멸에 가까운 은폐 정황과 책임 회피 태도를 불리한 사정으로 본 점을 감안하면, ‘무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상한에 가까운 장기형을 선택한 흐름으로 읽힌다. 


‘출소 뒤 관리’의 사각지대…전자감독·보호관찰은 왜 작동하지 않았나

재범 방지 장치로 자주 거론되는 제도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와 보호관찰이다. 법무부는 2010년 개정으로 ‘살인범죄’도 전자감독 대상에 포함됐고, 부착기간 상한을 30년으로 올렸으며, 형기 종료 후 전자감독 대상자는 부착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실시하도록 제도를 정비해 왔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 장치들이 모든 출소자에게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 판단(부착명령 등)과 사건별 요건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린다. 실제로 이번 사건 보도에서는 1심 선고와 함께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내려졌다고 전해졌다.

보호관찰의 ‘관리 효과’를 두고는 통계와 체감 사이 간극도 있다. e-나라지표는 보호관찰대상자 재범률 산정 방식(검사의 종국처분 기준 등)과 함께 연도별 변동 추이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이 수치가 ‘흉악범 재살인’ 같은 극단 사례를 직접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강력범죄 재범은 절대 발생 건수가 크지 않아, 개별 사건의 위험 신호를 어떻게 더 빨리 포착하느냐가 제도 논쟁의 핵심으로 남는다.


남은 쟁점: “형량 상향”만으로 해결되는가

이번 판결은 ‘재살인’이라는 사실관계만으로도 무겁지만, 동시에 질문을 남긴다. 장기 수형 후 사회로 돌아온 강력범 전력자를 무엇으로 평가하고, 어떤 조건에서 어떤 수준의 감독·치료·격리 수단을 동원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형량 상향은 분명한 메시지다. 그러나 사건이 반복될수록 “출소 뒤 10개월” 같은 짧은 공백이 보여주듯, 사법적 처벌과 별개로 위험 징후를 관리하는 행정·지역 안전망, 정신건강·중독 문제 개입, 피해자 보호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그 경고가 ‘통계’가 아니라 ‘사람의 죽음’으로 다시 확인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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