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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떠난 자리, 반려동물이 채웠다…4060세대의 새 행복 찾기
  • 허재은 동물 & 환경 전문기자
  • 등록 2025-05-11 14: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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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빈자리 채우고 건강도 UP! 4060세대, 반려동물과 행복한 동행법 


자녀 독립 후 찾아온 허전함, 네 발 달린 가족이 채워주다… 

정서적 교감 넘어 신체 활동 증가 효과도 신중한 입양 결정부터 건강 관리, 성숙한 펫티켓, 그리고 이별 준비까지… 

"준비된 반려인이 아름다운 동행 만든다"


자녀들이 성장해 둥지를 떠나고,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삶의 큰 변화를 맞이하는 4060세대. 이들 사이에서 반려동물이 단순한 동물을 넘어 삶의 활력소이자 소중한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반려동물 산업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50~60대 중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의 비율이 지난 5년간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트렌드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과의 교감이 정서적 안정은 물론, 신체적 건강 증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행복한 동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 "네 덕에 웃는다"… 4060세대, 반려동물에게서 얻는 위로와 행복


올해 58세인 박모 씨는 2년 전, 대학생 아들이 기숙사로 들어가면서 극심한 허전함을 느꼈다. 남편과 단둘이 남은 집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고심 끝에 지인의 추천으로 유기견이었던 5살 몰티즈 '해피'를 입양한 박 씨는 "해피가 온 뒤로 집안에 웃음꽃이 다시 피었다"며 "아침에 눈을 뜨면 나를 반겨주는 해피 덕분에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고, 저녁 산책길은 남편과의 대화 시간도 늘려주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4060세대에게 반려동물은 자녀의 독립으로 인한 '빈 둥지 증후군'을 완화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반려동물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애정 표현은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감 감소에 효과적이며,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다. 반려동물에게 사료를 챙겨주고, 함께 산책하고, 놀아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삶의 새로운 목표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한 심리상담 전문가는 "특히 활동량이 줄어들고 사회적 관계가 축소될 수 있는 중장년층에게 반려동물은 중요한 정서적 지지 기반이 된다"며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은 옥시토신과 같은 행복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 건강 지킴이 역할도 톡톡… "함께 걸으니 활력이 넘쳐요"


반려동물은 4060세대의 신체 건강 증진에도 기여한다. 특히 반려견과의 규칙적인 산책은 자연스럽게 운동량을 늘려 심혈관 질환 예방, 체중 관리, 근력 유지 등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신체 활동량이 더 많고 건강 지표도 양호하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발표된 바 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최모(62) 씨는 "퇴직 후 무기력증에 시달렸는데, 래브라도 리트리버 '봄이'를 입양하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1시간씩 산책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덕분에 혈압도 안정되고, 무엇보다 삶의 활력이 생겨 주변에서도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다만,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을 고려한 반려동물 선택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활동적인 대형견은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므로, 감당하기 어렵다면 비교적 활동량이 적은 소형견이나 고양이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 행복한 동행의 조건: 신중한 선택, 꾸준한 관리, 그리고 '펫티켓'과 마음의 준비


이처럼 많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과의 동행이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충동적인 입양 결정은 파양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려동물의 건강 문제나 행동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4060세대가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반드시 숙고해야 한다.


  1. 신중한 입양 결정: 자신의 생활 환경, 경제적 능력, 건강 상태,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는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최소 10년 이상 함께할 가족이므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유기동물 입양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성견이나 성묘를 입양할 경우, 이미 성격이 형성되어 있어 양육자가 기질을 미리 파악하기 용이하며, 어린 동물에 비해 초기 훈련에 대한 부담이 적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장점도 있다.

  2. 반려동물 건강 관리: 정기적인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은 필수다. 특히 노령견이나 노령묘의 경우 만성 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며, 양질의 사료와 적절한 영양 공급도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한 반려동물 보험 가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3. 꾸준한 교육과 교감: 기본적인 복종 훈련과 사회화 교육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본이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교감하고, 긍정적인 강화를 통해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성숙한 '펫티켓' 실천: 공공장소에서 목줄 착용, 배변 처리, 짖음 관리 등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반려인의 기본 의무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는 생각보다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탑승 시 안거나 케이지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경제적 부담 고려: 사료, 간식, 용품, 병원비 등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6. 이별에 대한 마음의 준비 (펫로스 증후군 대비):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기에 언젠가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정서적 유대가 깊은 4060세대에게 반려동물의 죽음(펫로스)은 큰 상실감과 우울감을 동반할 수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을 고려하여 이별의 순간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슬픔을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상담, 커뮤니티 참여 등)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수의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맞이하기 전, 관련 서적이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충분한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4060세대는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반려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그리고 이별까지도 고려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녀를 떠나보낸 빈자리를 채우고, 반복되는 일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반려동물. 신중한 고민과 준비를 통해 맞이한 네 발 달린 가족은 4060세대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동반자가 될 것이며, 그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반려인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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